<요양원에서 모시던 할머니를 떠나보내며>
이 글은 작년에 적어 둔 글입니다. 일본 요양원에서 근무하면서, 일본의 장례식에 적지 않게 참석하게 되네요. 장례식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둔 글입니다.
내일은 정식 장례식이며, 오늘은 츠야(通夜)라고 불리는 장례식 전 날이다. 아마도 불교용어인 것 같다. 일본의 장례식은 거의 대부분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일본에서는, 고인이 종교와 관계없이 불교식으로 장례식을 치르는 것 같다. 일본의 개호시설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내가 참여한 모든 장례식이 불교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본의 장례식에서는 한국과 다른 독특한 문화가 있다. 고인의 마지막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해 둔다. 관 뚜껑은 덮여 있으나 얼굴이 있는 부분을 개방해 둔다. 완전히 개방해 두는 곳도 있었으며, 유리나 투명한 아크릴 판 같은 재질로 덮어 두는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에 일본의 장례식에 태어나서 처음 참석했을 때, 고인의 얼굴을 보이게 해 둔 관의 형태에 기겁할 뻔했다. 물론 엄숙한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티를 낼 순 없었지만 속으로 너무 깜짝 놀랐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이용자 어르신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인사를 드렸다. 몇 번 경험한 일본의 장례 문화이지만,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마치 주무시고 계시는 것 같은 모습으로 장례식장 앞 단상에 이용자 어르신은 누워계셨다. 마치 건강하셨던 반년 전처럼 나에게 농담을 던지실 것 같은데 아무 미동도 없는 얼굴과 입은 나를 서글프게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이 얼마나 허무하고 가벼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시작이 있었으니 끝맺음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인생의 끝맺음은 언제나 서툴고 불편하다.
장례식장을 나오면서 홀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 분을 곁에서 모시면서, 최선을 다했는가? 혹시 후회되는 일은 없는가?
노인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노인을 돌보는 직업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 동행하다 편안한 끝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 또한 요양 및 개호의 한 부분이리라.
이런저런 생각으로 심란한 저녁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