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게 익숙한 우울한 분위기에 노출되어서일까
상담을 하려면 그 분위기에 벗어나 알아차림을 해야 하는데
어둔 붙박이 벽장 속
신승훈 음악
시디플레이어를 크게 켜고
이어폰을 꽂고
베개로 귀를 막고 있던
장면
벽장문을 열기까지 40년이 걸린 셈인데
벽장문은 열려 빛줄기가 나를 비추는데
나서려고 않고 그냥 앉아 있는 느낌이다
내가 연 문에서 한 발자국 나서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상담 일을 선택한 이상
나 보기를 게을리할 수 없는데
지친다 굳이 나를 그토록 봐야만 하나 하고
수련생..
상담은 2급이든 1급이든 슈퍼바이저든
끝없는 수련생활인 듯싶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내담자는 가져오고
나는 마주해야 하고
내담자와 나눠야 하고
지친다 지친다 호소하며 징징거리는 내가
상담 일을 선택한 것만큼
아이러니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뭐예요?
(동료 상담 선생님이 내게 물은 말이다)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