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희극인을 향한 비웃음
오늘 오전
상담 교육 오티를 받았다.
오티 자료를 출력하려
근처 프린트카페에 들러
출력을 하는데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어머니, 어떻게 지내셨어요.
저야 덕분에 잘 지냈죠.
어머니, 계속 서울에 직장 안 다니고
여기 계셨다면서요. 저희 만나요.
제 아이 데리고 나가면 ○○가 동생 잘 봐줄 거예요.
그럼 저희 얘기 나눌 수 있어요.
맞아요. ○○가 동생들 이뻐하니까 잘 볼 거예요.
그럼, 어머니 1, 2월쯤 봐요.
왜 전화 안 주시나 했어요.
저는 아이가 졸업한 지도 됐는데
학부모가 연락드려도 되는지 싶어서 못 드렸죠.
아니에요. 저는 연락해요.
저도 연락드리고 싶었는데 좋아요.
이번 주 아이가 아빠한테 가는 날이다.
이날 오후에 엄마들 몇 명과 잠깐 보기로 했었는데
아예 아이를 보내고 난 뒤로 시간을 잡아
치맥 어떠냐고 제안을 받았다.
좋다.
이날 오전
아이 학교의 작은 크리스마스 행사가 있어
같이 참여하고
점심부터 같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올해 빼고는 항상 직장인으로 지냈어서
엄마들과 대낮부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게는 익숙지 않은 일이다.
설레기도 한다.
재미있는 엄마들과 같이 논다.
좋다.
○○야, 너 이번 주 아빠한테 가잖아.
너 보내고 나서 엄마는
엄마들하고 치킨 먹기로 했다.
아이에게 자랑하듯 말했으나
아이는 티브이 만화를 보느라
시큰둥하게 응 하고 만다.
지난주
착잡한 일이 있어 동기와 톡을 하는데
같은 수업을 듣는 타 전공 선생님이
졸업해도 꼭 보자며
톡을 보내왔다.
이번에 수료를 마쳐
논문 학기만이 남아
다음 학기부터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선생님이었다.
쌤아, 착잡해서 이렇게 톡을 하고 있는데
그때 우리 같이 점심 먹은 쌤이
학기 마쳐도 꼭 만나자며 사랑고백^^을 하시네.
그 쌤이 쌤이 좋았나 보네.
그랬나봐. 나야 좋지.
착잡한 순간에도
한쪽으로는 사랑고백도 받고
정말 사는 건 희극이다.
어젯밤
친언니 소개로
착잡한 일들을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어
고마움을 전했다.
쌤, 언니까지 나서서 도와줘서 고마워요.
진짜 언니 모시고 식사해요.
식사 대접하고 싶어요.
쌤, 그거 쌤 복이라 생각해.
지금 이 순간도
어디서는 맞고 터지고
또 어디서는 막고 봉하고
정말 사는 건 코미디다.
희극배우가 무게 잡고 진지한 척 연기하면
관객들은 웃는다.
주제에 무게 잡고 있다고.
무게를 무게로 느껴 무게 잡을 때
무게 잡고 서 있지 마라 하고 한 소리 듣겠지.
무게는 무게로 견디는 것이 아닌가 보다.
무거움은 되려 가벼움으로 견딜 수 있는가 보다.
그냥 가볍게 웃어.
내게는 아직 관객들의 비웃음이 필요한가 보다.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