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Feat. 패티김 <이별>)
아빠야,
오늘 아버지 삼우제 드리고 왔죠.
엊그제 놔뒀던 화환은 치웠더라고.
아버지 보내드리고 그날 저녁
나는 아이랑 어머니, 엄마 대모님, 아버지 대부님이랑
식당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막걸리도 마시고
웃고 그랬어요.
오늘은 삼우제 지내고
집에 가는 길에
어머니랑 아이랑 쇼핑도 했어요.
엄마에게는 성당에 갈 때 입으라고 정장 한 벌
아이에게는 레고 사줬어요.
사이사이 조문객들에게 감사 전화도 드렸고
친지 지인 분들에게 안부 전화도 받았어요.
남동생은 아버지 살던 집 팔고
누나도 정리할 것들 하라고 조언도 해줬어요.
나 살 궁리하고 있어요.
아빠야, 이기적인 꼴통 딸
미안해요.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아빠가 좋아했던 패티김의 <이별> 듣고 있어요.
나는 또 이기적으로 살 거예요.
그래도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
어릴 때 나를 참 공포에 떨게 했던 아빠였는데
근데도 나를 제일 예뻐한 거는 또 느끼며 살았어서 그런가.
아빠랑 같이 보낸 시간이 가족 중에 내가 제일 많아 그런가.
내가 뭘 해도 다 받아주던 아빠였어서 그런가.
그런 아빠가 내 곁에 없다 하니까
이기적인 나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내일, 아니 몇 시간 뒤면
아이랑 서울에 같이 볼 일 보러 갈 거예요.
제가 잘 가던 곳에서 아이랑 미사도 드릴 거예요.
아빠 연미사 넣을게요.
미사 끝나면 근처 돈가스 집 가서
아이랑 맛있게 먹을 거예요.
아빠 딸은 잘 살 거예요.
이기적으로.
아빠야, 너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