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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Nov 30. 2023

'자신감이 떨어졌어요'란 말, 그 정체와 실체는?

Supersense Letter 12

2023년이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여느 해 못잖게 다이내믹했던 올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지요? 어느 때보다도 12월 한 달이 뜨겁고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이미 적잖은 분들은 2023년 일과 삶에 대한 회고를 시작하셨겠지요? 이런저런 만남의 자리도 많아 몸과 마음이 분주하실 테고요. 연말 기운 물씬 풍기는 차디찬 기온과 바람에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더욱 실감합니다. 


전 아직 본격 회고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머릿속은 이미 회고의 물결이 일렁이며 가득 차 있답니다. 곧 끄적이며 제대로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사업자등록증 기반으로 수퍼센스를 시작한 지 오늘이 딱 6개월째입니다. 믿을 수 없을만치 시간이 빠르게 지났는데요. 결론은 담백하고도 심플하게 '즐겁고 행복했다'입니다. 6개월 된 사업자니 할 수 있는 나이브하고도 치기 어린 말이겠지요? :) 감사하는 마음으로 옷깃을 여며 보렵니다.


최근 2개월여 동안 일과 삶의 영역에서 두드러졌던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신감'. 너무 익숙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기엔 참으로 어려운 그것. 이 하나의 키워드가 최근의 일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화두가 된 이래로 자주 곱씹고 생각하면서, 뻔한 이야기보다는 약간의 트위스트를 준 관점으로 봐야겠다 싶었지요. 자신감에 대한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그 실체와 정체를 파고드는 질문을 건네고 싶어 졌습니다. 그러던 중 스스로에게 먼저 던져본 질문이 있었어요. 


'자신감이 떨어졌어요'라는 말 뒤로 숨고 싶은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든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움과 불편함으로 한 발 내딛는 건 어려운 일이죠. 편안함과 숙련된 기술을 뒤로하고 얼마간 적응을 해야 하는 일이나 환경은 그 자체로 도전이니까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거부한다고 하니 흐름을 끊어내는 역류의 에너지가 상당히 필요할 테고요. 남의 도전은 때로 쉬워 보이는데 내가 하려는 한 발짝의 움직임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거의 자동적으로 이유와 핑계를 찾지요. 바로 제 모습입니다. 더 나아가야 하는 시점인 게 분명하고, 넘어지거나 허우적댈지언정 일단은 몇 걸음을 내디뎌야 하는데 그게 싫으니 가장 쉬운 한마디 '자신감이 떨어졌어요'라고 내뱉은 후 그 뒤로 순식간에 숨어버리는 거지요. 쉽고 빠른 도피이고, 남들 눈에도 덜 민망하게 비칠 수 있는 우주 공용의 핑계랄까요. 지금은 자신감이 다소 부족한 시기이니 도전을 다시 유예하고 자신감을 충전하자, 라며 실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셈이죠. 


숙고하는 시간을 좀 가져본 후엔 결국 익숙함의 배신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과장이지만 쉬운 길의 저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고요. 조금 더 쉽게 가려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현명한 꾀를 부릴 수만 있다면야 더 바랄 게 없겠죠. 그런데 깊이를 얻어낼 지름길은 없고, 가보지 않고선 결코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니 '역시 별 수가 없구나' 싶었죠. 



연말 '나 자신과의 대화' 혹은 '회고'의 시간에 자문자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결의와 결심 그리고 결정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감이 떨어져서...'란 말 뒤로 숨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감의 실체와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익숙함과 편안함 만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감이 없는 척하고 있는 건 아닌지. 꽤 많은 경우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자신감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그저 순간의 주저함과 불편함으로부터의 회피인 것은 아닌지 말이죠. 그렇다면 자신감 충전보다 먼저 해야 할 건 결국 반 걸음 내딛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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