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맛의 매력
대학생이 되고 술을 처음 마셨다. 그리고 그 이후로 술을 꽤나 많이 먹었다. 돌이켜보면 대체 왜 그랬을까 싶을 만큼.
처음에는 해방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점차 현실 도피의 목적도 생겼던 것 같다. 기쁘고 홀가분할 때뿐만 아니라 현실이 괴롭고 생각처럼 안 풀릴 때면 술을 찾게 되었으니까. 최근에는 음식과의 페어링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잘 먹는 것이 내게는 중요한 낙이기 때문이다.
술 때문에 참 많이 웃고도 울었다. 이제는 체력과 건강 이슈로 인해 술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몸이 예전 같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술을 완전히 끊어볼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술이 가져다주는 낭만과 맛의 매력을 놓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술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술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지금 나의 목표다. 그만큼 술자리 한 번 한 번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낭만과 맛을 더해주는 술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삶에 낭만과 맛을 더해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소주나 맥주, 고량주처럼 자극적인 술보다는 와인과 위스키처럼 점잖고 은은하게 오래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만 술이 과하면 독이 되듯, 인간관계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술을 찾는 것처럼, 누군가 삶의 중요한 순간들에 나를 찾아 준다면 참으로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