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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Feb 08. 2018

'이름을 살자'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20180207 
이게 뭐라고 영하 17도에 장갑도 벗게 만들었을까. 
이게 뭐라고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곳에서 혼자 킥킥 거리게 만들었을까. 
이게 뭐라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었을까. 



오늘 우연히 길을 가다 내 이름이 적힌 간판을 만났다. 
너무 추워서 경보를 하듯이 걷다가 
'어!'하면서 가던 걸음을 돌렸다. 


내 이름이 그리도 반가웠나 보다. 


.
살다 보면 우리는 '이름'에 참 민감하다. 
같은 반 친구들의 이야기에 내 이름 한 글자만 들려도 귀가 쫑긋 섰고, 
우연히 마주한 내 이름이 담긴 간판, 배우의 이름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내 이름뿐만 아니다, 아는 사람 이름이 보이면 꼭 그렇게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보낸다. '와, 나 너 봤다!'라고. 




우리는 이렇게 '내 이름'을 좋아한다. 
이름만 봐도 쉽게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내 이름'으로 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바라는대로, 세상에서 바라는대로만 산다. 


분명히 내 이름을 적는데, 거기에 나는 없다. 
마치 숫자처럼, 주민등록번호처럼, 그냥 구분하기 위한 글자만 있다. 



우리가 '내 이름'을 좋아하는 건, 그만큼 '내 이름'이 소중하다는 거다. 
그러니 남들이 불러주는 대로 살지만 말고, 내가 내 이름을 불러주며 살자. 


내 이름 한 번 부르면서 자자. 
서승원 오늘도 수고했다. 








#오늘의노래 #포미닛 #이름이뭐에요 
"이름이 뭐에요. 전화번호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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