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바다를 마주하고
바다는 하늘을 마주하지
서로를 바라보며
하늘은 바다의 색을 닮고 싶어 하고
바다는 하늘의 색을 닮고 싶어 한대
하늘은 그럴수록 점점 밝고 연해지고
바다는 그럴수록 점점 깊고 진해지지
둘은 비슷하지만 절대 똑같아질 수는 없어
해가 지고
하늘이 붉어지면 바다도 따라 붉어지며
그 둘은 서로의 슬픔을 나눈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그 둘이 완전히 닮아지게 되지
달이 빛나는 어두운 밤
그때야 비로소 그 둘은 만나게 된대
하늘은 바다에게
구름의 느낌, 비행기의 소리를
바다는 하늘에게
물고기의 움직임, 뱃사공의 노래를
하늘은 바다에게 하늘의 이야기를
바다는 하늘에게 바다의 이야기를
서로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밤은 아주 고요하고 조용한거래
깊은 밤
하늘과 바다는 서로를 품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