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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Dec 14. 2023

디자인 승리, 하이브리드 선구자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개선된 주행 성능에 가격도 합리적, 기자들도 구입 의사 비쳐

“이렇게 예쁜 차를 만들 수 있으면서 그 동안 왜 그랬습니까?” 12월 13일 진행된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런칭 현장에서 나온 한 기자의 질문은 5세대 프리우스의 디자인적 성과를 역설적으로 말한다. 공력성능과 기능 면에서 하이브리드의 목표에 충실히 부응하는 것이 4세대 프리우스의 디자인이었지만 좋게 말하자면 컨셉트의 과잉, 나쁘게 말하면 그냥 못 생겼다는 평이 많았던 게 사실. 그만큼 현장에서 5세대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하이브리드 리본 5세대 프리우스

2세대 TNGA 저중심 설계더 낮고 매끈한 디자인


2022년 11월 LA 오토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5세대 프리우스가 1년여만에 한국에 상륙했다. 프리우스는1997년 등장 이래 590만 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현재 토요타그룹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기틀을 마련한 차이기도 하다. 



 이전 세대의 모노폼 스타일을 계승하되 차체 크기는 커졌다. 휠베이스가 50㎜, 전장이 25㎜ 길어진 2,750㎜, 4,600㎜이며 전폭도 20㎜ 확장된 1,780㎜에 달한다. 전고는 LE 트림이 50㎜, XLE 트림이 40㎜ 낮아진 1,420㎜, 1,430㎜로 로우 & 와이드 스탠스를 이뤘다. 이번 프리우스 역시 다른 차종들처럼 저중심 설계의 TNGA 플랫폼의 특성이 디자인에도 반영됐다. 이를 통해 다소 장르적으로 애매했던 전 세대 디자인과 달리, 확실히 깔끔한 형태의 크로스오버 세단의 모습을 갖게 됐다. 



“일본의 경우, 승하차 포지션이 다소 낮아져 연속 구매 성향이 강한 기존 프리우스 고객들은 떠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고객들이 구매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달려 오히려 죄송한 상황입니다.” 이번 미디어 컨퍼런스를 위해 방한한 오야 사토키 디퓨티 치프 엔지니어의 메시지다. 



상품화된 차를 넘어 애차(愛車)’

한눈에 반하는 디자인 지향


사토키 치프는 5세대 프리우스 개발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토요타 아키오 당시 CEOS는  “택시 전용 모델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제안까지 냈다고. 파격적인 메시지였지만 개발진은 이를 프리우스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5세대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이 메시지의 반대 방향이었다. 당시 개발진의 결정은 ‘사장님의 제안’이었던 ‘상품화된 자동차’가 아니라 고객의 ‘애차(愛車)’로 재탄생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기여한 것이 바로 다음의 초기 스케치였다. 


5세대 프리우스의 초기 스케치


“사장님의 제안이 있은 후에 고심한 우리는 디자이너에게 우선 ‘멋진 차를 그려 달라’고 했습니다. 이 스케치를 실현하는 것을 5세대 프리우스 기획의 중점이었습니다.”


이를 위한 두 가지 세부 포인트 중 하나는 우선 ‘한 눈에 반하는 디자인’이었다. ‘상품화된 차’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굴러만 가면 되는 것’에 가깝다. 거기에 일본적 의미를 더한다면 내구성이 좋고 경제적이라는 정도. 그러다 보니 프리우스의 주 고객층 연령은 상당히 높았고 젊은 층에 어필하지 못했다는 게 내부의 문제 의식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루프. 가장 높은 부분을 후방으로 이동시키고 이를 통해 A 필러의 라인을 한껏 뉘었다. 이는 공력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었지만 우선된 것은 스케치의 실현과 프리우스의 모노폼 디자인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측면에는 최대 19인치의 대구경 휠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최소 15인치가 들어가던 프리우스의 측면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른 인상이 된다. 물론 그러면서 연비를 높이기 위해 마찰 저항에 영향을 주는 단면폭은 195㎜로 조정했다. 타이어 편평비는 50%로 아직 저가 브랜드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규격이다. 


리어 휠 아치 주변 조형은 새로운 프리우스 디자인에서도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다. 이 면을 새로운 프리우스의 디자인 특징으로 삼기 위해 뒷좌석 도어 핸들을 필러 안에 배치하고 스위치 타입으로 제작했다.



이러한 디자인을 위해 엔지니어링적으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배터리의 위치를 기존 뒷좌석 쪽에서 하단으로 내렸고 연료탱크의 라인도 재설계했다. 13.6kWh의 배터리를 장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역시 하이브리드와 디자인을 통일했다. 덕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도 트렁크 공간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연비는 충분,

마음을 사로잡는 주행 성능


또 한 가지 세부 포인트는 ‘마음을 사로잡는 주행 성능’이었다. 물론 이는 TNGA 플랫폼의 특성을 통해 디자인 가치와 연결된다. 운전석 힙 포지션을 기존 대비 38㎜ 낮춰 차량의 조종감을 개선한 것도 TNGA의 특성이다. 



엔진 퍼포먼스도 대폭 개선됐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2.0리터 직렬 4기통(D-4S)는 152ps(6,000rpm)의 최고 출력과 19.2kg∙m(4,400~5,200rpm)의 최대 토크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51ps의 최고 출력,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토크를 발휘한다. 1.8리터 엔진을 장착한 4세대의 경우 엔진이 개입하는 구간에서는 아무래도 박진감이 부족했던 것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은 196ps이고 PHEV는 223ps에 달한다. 느림보였던 이전 세대와 달리 하이브리드는 0→100km/h 가속 시간은 7.5초, PHEV는 6.7초 수준이다. 아쉬울 것이 없다. 


또한 TNGA 플랫폼을 통해 조종성 자체가 개선됐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도 새로이 디자인됐다. 전륜의 경우 서스펜션의 캠버의 각도와 스태빌라이저 링크의 위치를 조정해 직진 성능을 개선했고, 리어 더블 위시본 서슾네션은 경량화를 통해 선회 시 관성력의 영향을 줄이고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독립적 가압 펌프 시스템을 갖춘 액티브 하이드롤릭 부스터-G 브레이크가 적용돼, 부드러운 작동감은 물론 제동 시 전후방 하중 이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회생 제동과 유압 제동의 역할을 적절히 분산시켰다. 원래도 제동 시 이질감이 적은 것이 토요타의 하이브리이지만 그것을 더욱 줄인 것이다. 



“일상 주행과 장거리 고속 주행

프리우스에 모두 만족하실 것”

 

“출장 중에 나고야에서 키타카루이자와까지 왕복 400km 거리를 10번 이상 주행했습니다. 총 4,000km 정도 주행하는 동안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의 메시지다. 통상 조종 위치가 낮아지면 운전의 직관성을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운전자가 피로해질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그러나 개선된 정숙성과 안전성, 스트레스 없는 출력 등이 개선된 결과다. 



인테리어에서는 스포츠카처럼 작은 스티어링 휠이 돋보인다. 핸들과 탑 마운트 계기반은 운전자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실내 레이아웃은 ‘서라운딩’, ‘D-모듈’, ‘플로팅 인스트루먼트’ 패널 총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실내의 개방감을 개선했다.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기자들 중 상당수도 실제 구입에 대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LE 트림은 3,990만 원, XLE가 4,370만 원이고 PHEV는 LE 4,630만 원, XLE가 4,990만 원이다. 물론 차체 크기는 작지만 압도적인 실연비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는 다양한 경제적 이점, 그리고 크기 대비 쏠쏠한 수납공간 등은 기자뿐만 아니라 장거리 이동이 잦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특성이다. 화려한 첨단 장비와 일단 큰 사이즈를 원하면 이 돈으로 쏘렌토와 싼타페 중 하나를 사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리우스가 세계적으로 잘 팔린 데는 이유가 있고, 국내에서도 재고량을 소진하지 못한 적이 없다. 게다가 토요타는 다른 베스트셀러들과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4년에도 라이트한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나무의 나이테 폭이 갑자기 늘어나는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약할 수 있습니다.” 


차량의 상세한 주행 특성과 차세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시스템에 대해서는 1월 개별 시승을 통해 전할 계획이다. 매력적인 차인 것은 분명하지만 타보지도 않고 칭찬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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