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가정폭력, 실연과 이혼, 투병 그리고 인생, 인생. 내밀한 상처를 옮겨둔 글을 읽으며 글이 되는 건 슬픔일까 생각했다. 현재를, 일상을 그 속의 행복을 기록하는 것 또한 어쩌면 아픔 뒤에 찾아온 소중함을 기록하기 위한 작업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인생은 행복 그 자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 그 자체를 누리면 될 것이다. 앞선 자가 뒤를 보지 못하는 것과 성공한 사람이 실패한 사람을 끝내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뀐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소외됐던 자는 소외감을, 실패했던 자는 좌절감을 기억할 수 있다. 나는 불행을 기억하는 자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서 당신에게 찾아온 행복은 더욱 값질 수 있다고. 타인이 당신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은 그 상처에 대한 공감일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응원일 수도 있다고. 그러니 당신의 행복은 늘 배가 될 거라고.
당신 몫의 불행은 이미 다 소진했을 테니 이젠 행복해지라고. 살아남았으니 당신 또한 운 좋은 사람이라고.
이 글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위해 쓰였습니다. 행운을 빌어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