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무료해진 나를 나를 위한 드라마

by 하얀 커피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미친년처럼 행동한다.

기쁨은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약점이 된다.

밤에는 태양보다 촛불이 밝은 법

바보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라

배고픈 짐승에게 먹이 주는 법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

계산서는 반드시 청구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

잃어버린 것 잊어버리기

발등은, 도끼에 찍히는 법

전쟁은 죽은 자에게만 끝난다

하고 싶은 일, 하지 말아야 하는 일, 해야 하는 일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노를 저어 나아간다




캘리그라피로 장면에 등장하는 저 명대사들이 참 멋있었다.

광고회사 드라마라 그런지, 멋진 카피다.

드라만 내용과도 어쩜 그렇게 찰떡인지.


박진감있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몰입되었다.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팀장, 상무, 전무 이런 이름들도 참 낯설게 다가왔다.

하루하루가 전쟁같은 광고회사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남는 '고아인' 이야기.


직장 생활을 한지도 15년이 넘어가지만

나는 한번도 저렇게 고군분투하며 내 삶의 1번이 일이었던 적이 없다.

그렇게 내 모든 것을 바쳐 일해보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내 모든 것을 바쳐서 일해왔다면

지금 무엇인가가 달라졌을까.


지금은 참 무료하다.


바쁜데 무료한 기분.


생각해보면 하루 중에 나를 위해서 온전히 쓰는 시간은 3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출근준비 20분

육퇴후 2시간 정도의 밤시간


육퇴후 저 2시간동안

방도 정리하고, 다음날 아침거리도 준비하고,

자다가 깬 아이들을 돌보기도 하고, 빨래도 개고

그런다.


이렇게나 내가 바쁜데 참으로 무료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와중에 보게 된 저 드라마 속의 긴장감과 박진감이 너무나도 재미있게 나를 홀렸다.


저렇게 살라고 하면 못살거지만,

몰래 엿보는 다른 사람의 삶은 이렇게나 재미나다.


궁금하다.

내 또래의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손에 쥐고 열심히 달리는지.


나도 무언가를 쥐고 열심히 해볼 것들을 기웃거려 본다.


물론 이 평탄하고 안락한 삶이 거저 내 손에 들어온 건 아니다.

나도 노력했고, 지금도 이 평온함을 깨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뭔가 무료한 이 기분은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지만

방법을 잘 몰라 헤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는 고민이 생겼다.


소소한 행복들로 채워진 날들이다.

내가 꿈꿔온 그런 날들이 맞다.


그런데, 요즘 이 소소함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욕심쟁이가 되어버린 듯하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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