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제가 투자했던 ㅇㅇ가게는 아직 적자인가요?"
"아, 이걸 어쩌죠. ㅇㅇ가게가 조금씩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적자이고, 무엇보다 경기 침체로 주변 상권이 다 죽어버렸네요. 적당한 임자 나타나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넘겨야겠어요."
"하압~~ …"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 이달도 투자 수입은 빵 원이구나. 손해로 넘긴다고?? 그럼 투자한 돈도 다 못 돌려받는다고?'
"금번 채용에는 귀하께 기회를 드리지 못하게 됨을 안내드립니다. 귀하의 관심과 지원에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 동안 되돌이 음악처럼 반복 중인 두 가지이다.
Life is color - 올림피아 자그놀리
회사와 일 스트레스에 쩔어있을 때는
근심과 고통의 원인이
맞지 않는 조직 생활 때문이라 생각했다.
일상 속 많은 불만을 회사와 회사 사람 탓으로 돌렸다.
일상의 악순환을 끊는 건 조직 생활을 벗어나는 거고,
그러면 90%의 근심은 날아가겠지, 믿었다.
회사 다니는 큰 이유가 월급 때문이니 돈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해지겠지, 확신했다.
자산을 불리거나 돈 욕심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억대 연봉을 내려놓았다.
이 바람으로 버틴 몇 년. 드디어 '사직서'를 실행했다.
그리도 바라던 자유의 몸!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눈 뜨고,
하고 싶은 일들로 꽉 찬 하루를 보낸다.
사람들과 부딪혀 일하느라 진 빼지 않아도 되는 날들,,
굳어진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왔다.
풍선 구멍을 눌러 간신히 공기가 새는 걸 막았는데,
오히려 주변이 부풀어
터지기 일보직전이 되었다.
투자 실패로 금전에 어려움이 생겼고,
예상했던 일자리에서 모두 거절당했다.
투자처 수입으로 최소 생활비를 감당하려 했지만, 세 곳, 모두 적자로 수입이 끊겨버렸다.
소소한 일자리를 찾아 원하는 일로 소위 자아성취라는 걸 해보려 했으나, 세상은 그런 나에게 아직 기회를 주지 않는다.
마치 악착 없는 편한 마음으로 사는 건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잔인하다.
20년 버티며 살아온 내가 안쓰럽지 않았던가.
이를 악물고 살아온 내가 안타깝지 않았던가.
몇 개월도 완벽한 자유와 편한 마음 상태를 허락하지 않는다.
회사가 모든 근심의 원인이라 생각하며 다 내려놓는 심정으로 그곳을 벗어났는데, 삶은 여전히 근심거리를 주고 있다.
마련해 둔 돈이 바닥을 보여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계속해 새로운 길에 들어서려 이력서 내며 초인종을 누르지만, 그 안에 있는 이들은 나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혼자서 수개월 달려온 작업들은 결실을 맺지도 못했고...
무엇이 문제인가. 왜 이러는가.
엘리베이터 탈 때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트 갈 때마다,
거실 밖 지나가는 차를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았다.
며칠, 몇 주, 몇 달에 걸쳐 결론을 내렸다.
모든 건 내 안에서부터 시작이었구나.
결국 내 마음이 원인이고 이유였네.
나에게는 '고통 총량의 법칙'이 있는 거 같다. 내가 느끼는 삶의 고통과 아픔의 크기는 일정량 정해져 총합은 대개 일정하다. 그래서 상황이 바뀐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 거다. 단지 형태를 바꿔 올 뿐.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마음을 바꾸고 달리 먹는 거였다.
그렇군, 답은 내 안에 있었다.
상황은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은 바꿀 수 있다.
마음 다스리기!!
마음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일상이 지낼 만하다.
덜 지치고 덜 힘겹게 일상을 보내는 방법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