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록 봤어? 나 레드 제플린이야!
레드 제플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르는 분이 있을까요?
지미 페이지(Jimmy Page, 기타),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 보컬), 존 본햄(John Bonham, 드럼), 존 폴 존스(John Paul Jones, 베이스)로 구성된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 록 밴드입니다.
표절 의혹도 많았고 당대에는 오히려 그다지 인정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전설의 밴드로 인정받고 있지요. 6집 앨범까지 승승장구하며 활동하다가 7집 녹음 중 로버트 플랜트가 아내와의 여행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7집 앨범 발매 시기가 늦어졌는데, 이어서 플랜트의 아들이 1977년 미국 순회공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크나큰 시련과 마주합니다. 이 일로 플랜트는 슬럼프에 빠지고 레드 제플린은 3년이나 멈추어야 했습니다. 이후 공식적인 그들의 마지막 앨범 In Through The Out Door (1979)를 발매하고, 이듬해 드러머 존 본햄마저 사망하자 로버트 플랜트는 미련 없이 해체합니다. 사망원인으로 질식사, 약물 중독 등 여러 가지 말이 나왔고요.
평범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내가 불편한데 과거의 괴물을 계속 안고 갈 수는 없잖아요. 나는 레드 제플린에서 노래하던 친구를 잊었습니다.
해체 이후 각자의 길을 가며 1985년 라이브 에이드 자선 공연에 잠시 참여하였고(이때 드러머는 필 콜린스) 2007년 12월 10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아틀란틱 레코드의 창시자 아흐멕 어테건(Ahmet Ertegun)을 추모하기 위해 공연을 하였는데, 1980년 해산 이후 27년 만에 최초의 일시적 재결합 공연이라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당시 티켓 2장이 8만 3000파운드 약 1억 5600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하지요. 이 공연에는 세상을 떠난 드러머 존 본햄 대신 아들인 제이슨 본햄(Jason Bonham)이 참여하였는데, 모든 드러머들이 탐내는 바로 그 자리에 앉은 제이슨 본햄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아버지 대신 레드 제플린의 일원으로 무척 감회가 깊고 남달랐을 거라 짐작됩니다.
1968년 결성해 1980년 해체 그리고 2007년 전설의 공연. 이날의 공연 실황이 2012년 10월 미국에서 영화 'Celebration Day'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고 11월에 DVD와 CD, 블루레이, LP로 발매되었습니다. 90년대에 태어난 저도 영상을 보면서 뭔가 울컥함을 느꼈는데, 오랫동안 레드 제플린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감격스러운 날이 되었을지 상상이 가질 않네요.
여담으로, 퀸이 존경했던 밴드 중 레드 제플린도 있었는데, 존 본햄이 사망하자 퀸의 로저 테일러(Roger Taylor)가 '존 본햄이 없으니 내가 최고의 드러머다.'라고 농담 섞인 말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실제로 레드 제플린의 해체가 깨끗하고 의리 있는 결단이라 많은 칭송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존 본햄을 대신할 드러머가 없었기 때문에 재결성을 하지 못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어마어마한 밴드의 어마어마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보기 드문 기록일 거예요.
↓ 앨범 커버, 순서대로 1집부터 6집
그 어마어마한 기록은 바로, 1975년 3월 29일, 무려 여섯 장! 레드 제플린의 앨범 여섯 장이 빌보드 앨범 차트에 동시에 오른 것인데요, 먼저 1975년 더블 앨범으로 내놓은 6집 Physical Graffiti가 1위, 1971년에 발매한 4집 Led Zeppelin Ⅳ가 83위, 1973년 발매한 5집 Houses of the Holy가 92위, 이어서 1969년 두 번째 앨범 Led Zeppelin Ⅱ가 104위, 데뷔 앨범 Led Zeppelin은 116위, 마지막으로 1970년 발매한 3집 Led Zeppelin Ⅲ가 124위에 랭크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지요. 말하자면 데뷔 앨범부터 이후 발매한 앨범 모두를 차트에 올려놓은 셈인데, 그저 놀라울 따름이네요.
레드 제플린의 전성기라 불리는 4집 앨범에 수록된 Stairway to Heaven을 안 들어 볼 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