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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화 Nov 18. 2020

또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전원주택은 꿈만 꾸다 말았습니다.

 살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저희 가족이 정말로 원하는 장소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었어요.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살고 싶은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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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은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도 시간이 많았고요. 덕분에 살 곳을 찾아 고민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상관없이 여러 날 동안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형태의 집을 보러 다녔어요. 


 코로나로 집에만 있다 보니 마당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고요. 아파트에서만 살아왔던 저희 가족에게 새로운 주거 환경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주거 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기분전환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당 있는 전원주택을 찾아 여러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시골 한적한 곳의 농가주택에도 가봤습니다. 도심과 떨어진 산속에 있는 전원주택에도 가봤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집 근처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꼭 있어야 했어요. 집을 정하는데 무시하지 못할 조건이었지요. 그런데 제가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전원주택은 중학교가 근처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근처에 있었어요. 대부분의 가정들은 아이가 어릴 때 마당 있는 전원생활을 하다가, 아이가 공부를 해야 할 중학교가 되면 학군지로 이사를 가는 걸까요. 제가 찾지를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희한하게도 한적한 교외에는 중학교 있는 전원주택단지가 없었습니다. 


 물론 중학교가 가까이에 있는 마당 있는 주택은 있었어요. 도심에 있는 주택단지요. 하지만 이런 곳의 주택은 비쌌습니다. 중학교 가까운 곳은 도심에 있다보니 마당 있는 주택들이 비쌌어요. 통장에 입금이 없는 저희 가족이 선택할 수 있는 주거지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마당 있는 주택을 포기했습니다. 


  사실, 읍, 면, 리로 끝나는 나지막한 시골 동네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모두 있었어요. 전교 학생수가 적어서 그렇지요. 옆에서 소가 울고 도로에는 경운기가 다니는 동네였습니다. 농가주택이긴 했지만 넓은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이었습니다.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모두 도보로 가능했습니다. 거기다 제일 큰 고려 대상인 집값도 상상 이상으로 쌌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또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농사짓는 마을에서 살아보지 않았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겁을 냈습니다. 시골에는 놀러 가 본 적도 없다는 바보 같은 변명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적하고 아담한 농가주택을 포기했습니다.


 결국 다시 아파트를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살던 익숙한 동네를 다시 찾게 되었고요. 직장과 가깝지 않아도 되는데, 퇴직한 회사와 가까운 예전에 살던 동네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대차게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하고 싶은데로 살아도 시간이 모자란 인생인데, 이번에도 또 사회와 타협하며 집을 정했습니다. 학군과 일자리와 투자성을 고려했습니다. 사회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 곳을 정하기에는 제 용기가 너무나도 적었나 봅니다. 뻔하디 뻔한 아파트를 또 선택했습니다. 


 이미 계약은 끝났습니다. 중도금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부동산 앱을 뒤적거리면서 전원주택을 보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지도 못하면서, 미련만 갖고 있습니다. 언제쯤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큰 용기를 갖게 될까요.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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