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인 빈궁(오예주 분)에게 싫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목석 같은 표현방식으로 그녀를 애태운다.
로맨스 상대로서의 면모보다는 어머니 중전 임화령(김혜수)와 함께 형의 사망원인을 파헤치는 해결사적인 면모를 강하게 보인다. 사극 중에서 MBC <해를 품은 달>의 이훤(김수현)과 가장 흡사한 ‘츤데레’ 남주라고 할 수 있다.
성남대군은 여성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역할이기에 캐스팅을 할 때 제작진의 고심이 깊었을 것 같다. 이를 꿰찬 것은 2000년생 모델 출신 배우 문상민이다.
190cm라는 큰 키에 한림예고-성균관대학교라는 학벌까지 갖춘 될.놈.될.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데뷔한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이네임> 등에 출연한 그간 부족했던 인지도를 이번 작품으로 만회할 듯 하다.
차은우와 흡사한 만찢남 비주얼에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 은은하게 띄는 미소가 장점이다. 다소 경직된 연기는 아쉬움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계 아이돌, 천의 얼굴 김재범
슈룹에서 권의관이 처음 등장했을 때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싶었다. 선과 악을 가늠할 수 없는 외모. 배우 이상이를 연상케하는 기시감을 풍기면서도 낯선 분위기를 전달하는 배우, 대체 누구지? 그러다 권의관이 김재범이라는 걸 알았을 때 꺅 하고 반가움이 일었다.
내가 대학생 때 좋아했던 뮤지컬 배우! <쓰릴미> <김종욱 찾기>로 유명하고 내게는 <유럽블로그>로 아련한 감성을 전달했던 바로 그 배우! 연예부 기자였던 시절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에 출연한 그와 인터뷰를 하고 성덕이 되었다며 동네방네 자랑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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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을 바로 못 알아본 이유는 그가 자신을 꼭꼭 숨겼기 때문이다.
권의관의 얇은 목소리는 무대에서 보여준 감미로운 김재범 목소리와 너무 달랐다. 최근 방송에서 권의관은 의성군(강찬희)의 친부이자 영원대군인 이익현으로 밝혀졌는데, 이익현은 형 태인세자의 복수를 위해 전 세자(배인혁)를 죽인 인물이다. 폐비 윤씨의 자식 중 유일한 생존자인 그는 정체를 숨기고 은밀히 복수를 준비해왔는데 정말 감쪽같이 몰랐기에 대충격!
김재범에게 슈룹의 비밀병기 권의관을 맡긴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재범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혹여 잘 안되더라도 상관 없다. 무대에서 만나면 되니까!
◆1박2일 차기 멤버, 실속 챙긴 유선호
유선호는 슈룹 왕자들 중 가장 운이 좋다. 극에서 비중은 적지만 KBS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새 멤버 자리를 꿰찼으니까.
래퍼 라비의 하차 이후 연정훈, 김종민, 문세윤, 딘딘, 나인우 등 5인 체제로 반 년 이상을 버텨온 <1박2일>이 막내로 유선호를 찜할 줄은 예상 못했다.
연기력이 물음표를 그려서다. 의도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슈룹에서 보여준 말투는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
그는 남다른 성적 정체성을 지닌 계성대군 역으로 슈룹의 첫인상을 책임졌다. 1화 마지막 장면으로 슈룹은 화제성을 얻었고 이후에 무안대군, 성남대군 등 다른 왕자들의 이야기도 주목 받을 수 있었다.
그간 활약이 미미했던 탓도 있다.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얼굴을 알린 유선호는 대중에게 미소년 이미지를 강력 어필했고 그뿐이었다. 웹드라마 <악동탐정스>로 배우 데뷔를 하고 2018년 4월 미니앨범 <봄, 선호>를 발매하며 가수 데뷔를 하는 등 활동범위는 넓었지만 뚜렷한 눈도장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JTBC <언더커버>, 웹드라마 <우수무당 가두심>, MBC <닥터로이어>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그리고 더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