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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Dec 15. 2022

'커튼콜' 하지원의 패션

TV 캐릭터 박물관⑤ 어서와, 정장 입은 하지원은 처음이지?

동생 결혼식에 입고갈 하객룩을 고르다 어느 한 배우에게 시선이 꽂혔다. 바로 KBS2 드라마 ‘커튼콜’에서 낙원호텔을 이끄는 총지배인 박세연 역을 맡은 하지원이다.      



그는 객실 팀의 프론트부터 지원팀의 기획실까지, 호텔의 A~Z까지 모두 경험하고 GM에 오른 실무 라인의 리더다. 바쁜 일상중엔 햄버거를 물고 일을 하다가, 주말에는 원하는 스코어를 보러 뉴욕으로 날아갈 수 있는 사람, 관계에 거리를 두지 않는 친화력의 소유자, 출신과 상관없이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극 중 박세연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살구색, 아이보리, 핑크부터 도시적인 코발트 블루, 산뜻한 노랑 등 다양한 색감의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특히 장소나 상황에 따라 스타일링을 달리하는데, 업무가 많은 호텔 씬에서는 브이넥 정장에 볼드한 귀걸이를 착용한 패션이 자주 포착된다. 할머니 자금순(고두심)과 함께 사는 낙원가에서는 블라우스나 니트 등 활용성이 좋은 의상들을 선보인다. 극 초반 과거 1950년대 젊은 시절 자금순을 연기할 때는 허름한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     


하지원의 소속사 해와달엔터테인먼트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리딩 우먼’ 박세연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비추면 좋을지 많은 고민 끝에 지금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박세연이 트위드 재질의 의상을 종종 입는다는 점이다. ‘가짜 사촌 동생’ 유재헌(강하늘)의 정체를 알고 유재헌-정상철-서윤희와 의기투합한 이후의 변화다. 


그녀는 이들과 은밀히 교류하는 걸 오빠인 박세준(지승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따로 공간을 마련한다거나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지분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배동제(권상우)와 결혼을 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등 유재헌과 또다른 제2의 연극을 벌이고 있다.      



사실 하지원에게 박세연의 패션은 일종의 도전이다. 그는 그동안 작품에서 재벌가 여성을 맡은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스턴트우먼이었던 <시크릿가든>에선 쇼트커트와 민소매 티셔츠를 비롯한 스포티한 의상, 셰프로 분한 JTBC 드라마 <초콜릿>에선 조리복+앞치마+헤어밴드와 함께 청바지+운동화+백팩 조합의 패션이 자주 등장했다. 


MBC <병원선>에선 의사니까 가운, SBS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는 마케팅 팀장답게 자유롭고 편안한 캐주얼 의상을 입었다. 영화 <7광구>, MBC <더킹 투하츠> <기황후> <다모>, 영화 <코리아>에서의 복장도 개성이 진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하지원에게 냉철함과 따뜻함을 오가는 성격의 박세연은 특별한 배역일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패션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짐작이 된다. 전작들보다 다소 밋밋한 캐릭터를 맡은 하지원에게 실망하는 중이라면, 박세연의 패션에 집중하며 시청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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