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금관구

by easy

요즘에 강남집값이 미친 듯이 올랐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때문일까. 연일 치솟았던 강남집값에 대한 풍선효과로 성동과 마포까지 올랐다고 한다. 코로나가 오기 직전에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에 대한 시장에 반항일까, 연일 오르던 집값이 무서워서 나는 급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지방에서 올라와 구로디지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나는 제2의 고향 같던 그곳을 벗어나기 싫어서 그 근처에 집을 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남과 갭차이가 점점 커지고 지금은 몇 배가 되어 버어 버린 그 차이를 보면서 헛헛함을 느낀다. 언제부터인가 '노도강 금관구'라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들을 묶어서 부르는 말도 점점 '노도강 금관구'에서도 마지막인 '구'를 담당하는 지역에 집을 마련한 나로서는 그 말이 거슬리기도 하고 나의 헛헛한 마음을 더 심란하게 한다.

하지만 나는 '구'를 담당하는 '구로구'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다녔던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던 그 회사는 80년대 때 수출로 잘 나가던 회사였고 내가 다녔을 당시에도 많은 수출업무로 인해 야근이 필수였다. 그곳에서 많은 업무를 배웠고 월급날이면 꽤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었다. 그때에 번 돈이 남편과 집을 사는데 큰 목돈이 되었기에 나에게는 무척 고마운 곳이다. 지금도 밤이면 크고 작은 회사들의 야근하는 불빛들로 구로디지털단지는 반짝이고 있다. 나에게는 노동을 통해 저축하고 집을 살 수 있던 그곳이 강남못지않게 반짝이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언젠가 '노도강 금관구'라는 말이 서울의 넉넉지 못한 지역을 대표하는 대명사로 불리지 않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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