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좀 볶아요
‘적당히 좀 볶아요.’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깨는 볶을수록 고소한 냄새가 나요.
너무나도 고소해서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멀리서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죠.
그런데 너무 볶으면 어느 새 고소한 향은 사라지고
탄 냄새, 쓴 냄새, 역한 냄새만 풍겨요.
처음에 내가 나를 볶을 때는
주변사람이 모두 깊은 관심과 고민을 함께 보내줬어요.
시선을 모으고, 고개를 모으고, 마음을 모았어요.
그런데 내가 나를 너무 볶아 버리니까
주변사람 모두가
시선을 돌리고, 고개를 돌리고, 마음을 접네요.
하지만,
내가 나를 볶고 싶어서 볶는 것도 아니고,
볶으면 볶을수록 나의 불안이 커지고 고약해지는 것...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나만의 타이머를 하나 장만했어요.
적당히 볶아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타이머.
타이머의 알람이 울리면,
저는 저를 볶는 것을 멈춰요.
그건 나와의 약속이거든요.
아... 물론 그 알람은 나에게만 들리죠.
우리, 꼭 나만의 타이머 하나를 장만해요.
너무 볶아진 나의 상처에서
인생의 쓴맛이 느껴지기 전에 말이에요.
아... 타이머를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는...
다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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