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와 멀어진 일상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by 와이 주

하루 중 문득문득 쓰고 싶다는 갈증이 있다. 무수히 손꼽으며 쓰지 못하는 날들이 쌓여가고, 쓰다만 글들은 끝맺음이 없이 정처없이 세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더 많이 쓰고 싶어 작은 작업실을 마련한지 2년이 흘렀다.


어쩌면, 오늘 이 글은 고백성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글의 소재가 없어 살아내는 사람처럼 크고 작은 일들을 일으키며 살아가고 있다. 정체된 자아는 쓸 글이 없기 때문이다. 쌓이고 있는 것인지? 소진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시간이 켜켜히 흐르니 쓰는 흐름의 일상이 끊어져 버렸다.


작업실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일정한 수입이 필요하다. 남편의 경제력에 기대어 그 공간을 지키고 싶지 않았다. 2년을 넘게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사수 중이다. 전투적인 경제활동은 불가능하다. 주말 부부가 되었고, 아이와 관련된 케어가 오롯이 내 몫이 되었고, 시댁과 친정의 어른들은 젊은 사람의 잉여노동이 절실한 노인의 삶이 되었다.

간헐적 시간 할애를 하며 도서관과 작업실에서 타로 강의와 아이들 책 수업을 병행하였다. 내가 지켜야 하고, 내 삶에 묶여 동행하는 타인들을 위해 틈틈히 일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위해, 내 안의 다른 내가 하는 일이 많아져 버렸다.


더 많이 쓰는 일상을 위해 지켜내고 있는 시간이다. 삶은 늘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잘 쓰려고, 더 쓰려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채우고 싶었던 일상은 오히려 더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설레이며,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아주 느리게, 무리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슬퍼하기 보다 즐겁게, 오늘도 가까워지고 있다. 쓰러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