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킴 Jan 30. 2021

추억 일기 : 대학 이야기 21

이백 & 두보


나에게는 대학 시절부터 인생을 같이 나누는 유쾌한 주당 친구들이 있다.

여기서 주당이라 함은 당시 25도 소주 기준으로 최소 각 1병이 가능하고 분위기나 컨디션이 좋으면 좌중의 기운을 모아서 각 2병도 가능한 수준을 말하는데 이것은 내 기준이며 애주가들이 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본다.

요즘처럼 소주 도수가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하자면 소주 각 2병에 최소 3이상은 비워야 주당의 명칭 대한 예의이며 기본자세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주가 25도 시절에는 마시면서 취하는 기분이 들고 한 병을 비우면 정서적으로 평화가 찾아오며 다음 한 병에 대한 기대감이 동반 상승했었다.

소주가 17도가 되어보니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1/3 정도는 이미 희석이 되거나 흡수가 되며 다음 잔을 받기 전 대화를 하다 보면 다시 1/3은 날아가고 잔여 알코올은 1/3 정도가 남는데 권주의 시간이 잘 이어지지 않으면 쉽게 취하지도 않는다.

지금 사진으로 보는 친구들은 소주 25도 시절 각 2병이 가능했으며 지금 17도 소주 기준으로 최소 3병 이상을 마셔야 기분 좋은 취기가 잔잔하게 유지가  것이다.

지금이야 나잇살들을 먹어서 조심스럽고 어디라도 다치거나 얼굴에 생채기라고 난다면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어지니 취중 부상은 그리 즐거운 상황이라고는 말하기가 쑥스럽다.


중국 문학에서 飮遊음유 시인의 비중은 매우 높아서 따로 구분해서 논하기가 어렵다.

<이태백집>에 수록된 이백의 시 1천 수, <두소릉집杜少陵集>에 수록된 두보의 시 1천4백여 수는 중국 문학의 금자탑이다.

예로부터 시를 일컬을 때는 '당시唐詩'라고 했고 ‘이두李杜'라고 했으며 실상 이백과 두보는 중국 문학 사상 빛나는 두 샛별이라 할 수 있다.

이백李白(701-762)도 두보杜甫 (712-770)도 당의 문화가 전성시대를 누리던 현종玄宗 시대에 활약했고 그들은 11년의 나이 차이는 있었으나 서로 사이좋은 친구였다.

이백은 타고난 자유분방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뛰어난 감성으로 인간의 기쁨을 높여 노래하였고 두보는 인간의 고뇌를 바탕으로 시대적 아픔을 잘 묘사했다.

두 사람은 당시로서는 장수인의 기준인 60살까지 약 50년 동안 음주인의 자세를 꼿꼿하게 지켜다.

지금까지 지켜 온 세월만큼 앞으로도 그만큼만 서로 밀고 당기면서 그날처럼 잘 부탁드립니다.

부디 두 사람도 이백과 두보처럼 오랫동안 장수하며 넉넉한 대작이 되기를 기원드리겠소.

두 사람도 좋지만 혹시 자리가 남거든 삼각이나 사각 구도의 넉넉함을 잊지 말아 주기요.


여담)

. 두보는 고을 수령이 고기와 술을 가져다주었는데 너무나 주린 나머지 그것을 급하게 먹다가 죽었다고 하고 이백은 강물에 비친 달을 따려 뛰어들었다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급음과 과음은 금물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작가의 이전글 추억 일기 : 탄생과 성장 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