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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킴 Jan 31. 2021

추억 일기 : 臺灣 故事 16

반가운 손님


대만 생활이 익숙해져 가던 가을 어느 날.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가 사촌 형님이 대만에 연수를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실 말이 사촌 형님이지 연령층은 아버지와 동년배 수준으로 아버지와 사촌 형님은 학창 시절부터 같은 집에서 자라나 이모저모 가까운 형제 같은 친척이며 형님에 대한 나의 기억한결같은 젠틀맨 이미지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미남자 스타일 이셨다.


내가 중문과에 입학했다고 나를 만나면 중국어로 인사말을 건너며 관심을 보여주신 재치가 많은 분 이시기도 하다.

형님께서 온다는 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영접을 나갔다.

당시 공무원 연수단의 자격으로 오셨으니 대만 정부에서도 마중을 나왔겠지만 나는 나대로 인사를 드리려 나간 셈이다. 저 멀리서 훤칠한 분이 걸어 나오시는데 딱 봐도 사촌 형님이 되시겠다.


반가운 인사말을 나누고 형님의 일행들과 함께 숙소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자 연수단 일행 가운데 중학교 친구의 아버님도 계셨는데 역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친구 아버님께도 인사를 드렸더니 역시나 반가운 격려를 해 주신다.

중학생 시절 그 친구 집에 많이 놀러 가면서 인사를 드렸던 기억도 겹치고 무엇보다 장남이었던 친구와 많이 닮으신 분 이셨으니 다들 붕어빵 부자들이 아니었겠는가?

나 또한 장남이며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터라 내 기준에서 보면 장남들은 아무래도 아버지를 많이 닮게 되어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봐도 첫째 아들로 태어났으니 운명적으로 닮아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겠는가?


사촌 형님의 장남은 고교 후배이며 훗날 가까운 인척으로 자주 연락을 하게 되는데 지금 대만에서 사촌 형님과 중학교 친구의 아버님과의 만남도 그리 쉬운 인연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두 분이 대만에 체류하는 동안 2-3차례 만나며 내가 할 수 있는 통역이나 간단한 안내역을 자처하며 나섰는데 덕분에 내가 대만에서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늘 미소 띤 얼굴로 반가운 인사를 보내주시던 사촌 형님을 리워하며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게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장제스 蔣介石(字) 장개석 莊志淸(본명) 莊中正(개명) 1887년10월31일-1975년4월5일

부인 송미령 宋美齡 쑹메이링, 아들 장경국 蔣經國 장징궈


소금장수를 하던 아버지는 장제스가 여덟 살이던 때 청일전쟁이 일어나고 쑨원이 흥중회를 조직하며 본격적으로 혁명운동에 나서던 1894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집안은 배를 곯을 정도는 아니어도 상당히 궁색했으며 장제스는 어린아이의 몸으로도 잠시도 쉴 새가 없이 집안일을 거들고 또 공부에 힘써야 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유교적 예법이 몸에 밴 사람으로서 어린 장제스에게 행동 하나하나를 예법대로 하기를 강요하고 조금만 어긋나도 가차 없이 매를 들었다.


이때 하던 공부도 당연히 전통적인 한학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었고 17세가 되던 해에 그는 서양식 학문을 익히기로 결심하고는 잠시 근대식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1907년에 일본으로 가서 도쿄의 진무 학교에 입학했다. 사관생도 후보를 가르치는 이 학교를 다니며 그는 쑨원과 그의 삼민주의를 알게 되었고 일본식으로 소화된 ‘근대 문명’을 익혔다. 조국을 서구 열강의 침략에서 지키는 동시에 근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확실히 접속한 셈이다.


그리고 당시의 쑨원과 마찬가지로 그 구체적인 방법은 “일본을 배우자”는 것이었다. 또한 쑨원보다 젊었으며 군대식 기율이 몸에 맞았던 장제스는 일본의 군국주의 문화에도 심취했다. 그래서인지 1910년에 진무 학교를 졸업하고 사관학교 진학이 당장에 어렵게 되자 다카다 포병연대에 들어가 사병으로 1년 동안 복무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병합하고 본격적으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깃발을 휘두르기 시작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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