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외에도 다양한 신체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강직성 척추염'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뻐근하고 엉덩이가 아프다면 보통 근육이 뭉쳤거나 디스크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전신성 염증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알아보자.
강직성 척추염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자가면역 질환인 류마티스성 질환의 일종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HLA-B27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조조 강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뻣뻣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특히 허리와 엉덩이에서 많이 나타나며,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활동을 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휴식이나 잠을 잘 때 통증이 심해진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외에도 다양한 신체 부위에 염증을 일으킨다. 무릎, 발목, 발가락, 아킬레스건, 어깨 등 여러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안구 포도막염, 피부 건선, 콩팥 기능 저하, 염증성 장염, 심장판막 질환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척추 강직이 시작되면 가슴 확장 장애로 폐 기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이 진행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5만 5375명에 달했다. 서구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연간 발생률이 약 0.5~8.2명, 유병률은 0.2~1.2%로 나타났다.
강직성 척추염은 초기 진단이 어렵다. 많은 환자가 척추 질환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잘못된 진료를 받는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40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로 인해 강직성 척추염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은 "이 질환은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에 발생하지만, 10대 후반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조조 강직 증상이나 허리 통증이 지속될 때는 신경외과나 척추 관절 전문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표적인 신체 검사로는 허리뼈의 유연성을 확인하는 쇼버 검사와 흉곽 팽창능 검사가 있다. 경우에 따라 목뼈까지 염증이 침범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두에서 벽의 거리 측정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 및 류머티스성 인자를 찾아내기도 한다.
치료는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고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 요법으로 시작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