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삶을 나누어 가지는 것

단상_

by 정다운 너

살면서 마주치는 사람은 대략 몇 명이나 될까.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와 사회성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출생과 동시에 시작되는 마주침은 첫 만남에서 관계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혈연을 제외하고 유의미한 관계를 맺는데 필요한 사람은 몇이면 족할까. 몇 명쯤 만나야 존재의 외로움을 채울 수 있을까.



삶은 원래 외로운 것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차 한 잔을 기울이는 약속,

한 끼 식사의 만남이나

한나절의 대화,

혹은 사나흘 동안의 머묾.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이십 년, 한평생 혹은 그 이상의 시간 계산 속에서

낯선 타인에서 지인이 되고 이웃이 되고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되는 것은 운이거나 뿌리칠 수 없는 운명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것과 비례해서

마음으로 어쩌지 못하는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노력이야 해 볼 수 있겠지만,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는 감정의 계곡은 사실상 접근불가이다.


여자가 남자를 만나고,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만나서

한 사람의 반려자로 인정하고 결혼 계약을 맺든, 맺지 않든

인생의 동반자이자 생의 절반을 나누는 존재로 맞이하는 것은 쌍방이 미치지 않고서는, 운이 좋지 않고서는 그리고

단단한 결심을 하고, 결단을 내리지 않고서는 감행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간절한 기도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

결혼이 미친 짓이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는 순진함과

죽어도 이 사람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

이런 것들의 적절한 황금비율이 타이밍이라는 기회 안에서

두 사람이 한 사람이 되는 것을 가능케 하는 것 같다.






사진 정보

Portrait de la jeune Jacqueline by Pablo Picasso (1967)

https://www.singulart.com/en/artworks/pablo-picasso-portrait-de-la-jeune-jacqueline-2127937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예정된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