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캘리포니아 사람들이 많은 교류를 계속 해온 점을 보면 (최근의 확진자 수 증가가) 그다지 놀랍지 않다.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계속 교류했으니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존스홉킨스대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가 뉴욕 주를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주(州)가 됐다. '조기 경제재개' 조치가 낳은 뼈아픈 결과로 기록될 처지다.
뉴욕 제친 캘리포나이주, 미국 내 확진자 최다
22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0만9305명으로 뉴욕의 확진자 수(40만8181명)를 제치고 미국 내 최다 확진자 보유 주(州)가 됐다.
캘리포니아주 인구가 뉴욕주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만큼 인구 10만명당 감염자 수는 여전히 뉴욕주가 많긴 하다.그러나 뉴욕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반면, 6월 이후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있는 추세다. 지난 일주일간 캘리포니아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9000명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가 유독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잘 대처해 지역 전체가 안정된 양상을 보였던 곳이라는 점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3월19일 미국의 주 정부 가운데 최초로 자택대피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수는 다른 주와는 달리 4월 이후 완만해지는 성과를 보였다.
이에 안심한 캘리포나이 주 정부는 조기 경제 재개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5월8일에는 기존의 자택 대피령을 다소 완화하고, 위험성이 낮은 특정 비필수 소매업체 등의 사업 재개를 허용했다. 이어 5월25일에는 종교 시설 및 실내 쇼핑몰의 운영을 허용했고, 6월12일에는 레스토랑과 체육관, 호텔, 바 등 대부분 사업장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경제 재개와 동시에 5월 하순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연휴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중대변곡점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13~27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3000명에서 5000명으로 무려 65% 증가했고, 6월22일부터 7월6일까지 2주간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50%가 늘었다.
지난 20일 기준 입원 환자수는 하루 220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로스앤젤레스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확진자 증가에 대해 '조기 경제 재개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심각성을 믿지 않는 시민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뒤늦게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6월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지난 13일 술집과 식당, 영화관, 동물원, 박물관 등의 폐쇄를 명령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 내 확진자가 급증한 30개 카운티에서는 체육관과 교회, 미용실 등의 영업을 중단토록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같은 주정부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1일 개빈 뉴섬 주지사가 오렌지카운티 지역 내 모든 해변과 일부 주립공원에 대해 일시 폐쇄명령을 내리자 수천여명의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반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민들은 해변의 폐쇄명령을 철회하는 것은 물론 자택대피령 또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결국 주 정부는 마스크 착용 지침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잘 지킬 것을 당부하며 폐쇄한 해변들을 순차적으로 문을 여는 등 한발 물러섰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지침을 잘 따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헌팅턴 비치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헌팅턴 비치에 거주하는 시민인 브래드 콜번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며 "코로나19는 정치적인 이유로 과장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경제를 다시 봉쇄하기를 원하는 민주당 측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코로나19 위험성이 과장됐으니, 마스크 또한 굳이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콜번 씨를 비롯한 시민들의 주장이다.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는 마스크 지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면서 해당 카운티 보건국의 니콜 퀵 전 보건국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퀵 전 국장은 일부 사업장 재개에 맞춰 마스크를 의무화해 주민들과 상인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아왔다. 일부 주민들은 그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위협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퀵 전 국장의 후임인 클레이튼 차우 보건국장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가 아닌 '강력 권고'로 변경했다. 이후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면서 지난달 18일 뉴섬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을 전면 의무화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캘리포니아의 남부 카운티는 마스크 지침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뉴섬 주지사는 규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는 주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어드는 추세에 있더라도 더욱 신중하고,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시민들이 해변 폐쇄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의료장비 부족도 심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 내 의료 인력과 보호장비가 부족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당시 의료장비 부족 사태로 인해 확진자들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고, 이것이 코로나19 위기를 불러온 직접적인 원인이 된 바 있다.
폭스뉴스는 "캘리포니아 내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병원들은 병상 부족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5만여개의 병상 중 4만5000개의 병상이 이미 차 있는 상태.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2만개의 병상을 추가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나, 급증하는 환자들을 치료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추가할 수 있는 병상은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에게 적합할 뿐 코로나19 급성 환자들을 치료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병상 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은 물론 의료진 보호장비와 검사 도구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캘리포니아 병원 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인력 및 의료장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jekim@opinion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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