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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의별짓 Jul 08. 2023

티끌 모아봐야 티끌? 티끌 모아 태산!

점심 한 끼에 만원도 우스워진 요즘,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올랐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한때는 욜로족으로 인생을 즐기면 살던 나도, 지금의 물가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MZ세대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이라는데, 그렇게까진 자신이 없어, 불필요한 지출부터 줄이기를 다짐했다. 


가장 먼저 줄인 것은 택시비! 출퇴근 포함, 대다수 이동을 택시로 했던 나는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택시 탑승을 줄였다. 덥고, 춥고, 비 오고, 눈 오고, 늦고... 등 택시 탑승을 정당화하는 수많은 이유가 날 유혹하지만, 아직까진 잘 참고 견디는 중이다. 다음으로는 커피 지출이다. '회사커피는 맛없다'는 생각을 버린 지 오래다. '회사 커피도 먹다 보면 맛있어'와 '나른한 오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자기 합리하에 위안을 얻으며, 회사 커피에 입맛을 맞춰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절약 열풍이다. '티끌 모아봐야 티끌'이라더니,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다시 '티끌 모아 태산'이 됐다. 과거 IMF 시절과 국제금융위기 시절도 잘 버텨왔으니, 이번 경기불황도 잘 극복할 거라 다독이며 서로의 허리띠를 졸라맨다. 하지만, 이번엔 무조건적으로 허리띠만 졸라매지 않는다. 합리적 소비와 소소한 짠테크를 즐기며 절약한다. 


한화투자증권과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2 MZ세대 투자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경험한 재테크 방법 3위에 '앱테크(53%)'가 올랐다고 한다. 불과 몇 년 전,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 적극적 투자를 경험했던 MZ세대였기에 무조건적인 절약보다 적절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절약을 실천하는 셈이다. 


MZ세대가 즐겨하는 앱테크 방식은 리워드 방식으로 광고시청, 퀴즈 풀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일정량을 캐시가 주어진다. 대표적인 앱이 바로 캐시워크, 토스 만보기 등이다. 하루 걸음 수만큼 일정량의 캐시를 얻을 수 있는 이 앱들은 출시 이후,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캐시워크'는 법인 설립 이후, 최초로 300억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면, 2022년 기준 토스 만보기 누적 사용자수는 4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렇게 앱테크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아마도 앱테크가 주는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큰 수익을 내는 건 아니지만, 출퇴근,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캐시를 적립하고, 그로 인해 커피와 음료를 획득할 때 느끼는 행복감말이다. 매일같이 절약한다고 회사 커피만 마시다, 캐시워크로 모은 적립금으로 오랜만에 스타벅스를 찾는 만족감 같은 거라고 할까? 나 역시도 최근 즐겨 접속하는 앱테크 덕분에 고구마를 공짜로 얻었다. 고구마를 수확하기까지 그 과정은 무척이나 지루했지만, 그 지루함 끝에 얻은 고구마 덕분에 요즘에는 사과수확에 매진 중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용량 제품을 함께 구매하고 나누는 '띵소비', 같은 오피스텔, 위치에 사는 이들이 배달료를 나눠내는 '함께 주문하기', 가장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구매하는 '징검다리 소비' 중고 앱을 통한 물물교환 및 판매 등 절약을 위한 다양한 소비형태가 늘어나고 추세다.


한번 늘어난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어떻게든 절약해 보겠다는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허리띠를 졸아매기 보다는 합리적 소비와 소소한 투자를 겸비하며, 오늘날의 절약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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