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의 역(逆) 재닛의 법칙(Janet’s Law)

시간은 객관적이지만 체감은 완전히 주관적이다.

by 꽃돼지 후니

시골에 가면 이런 장면을 본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마루에 앉아 계셨는데 저녁이 되면 말씀하신다.
“오늘도 뭐 한 것도 없는데 하루가 왜 이렇게 빨리 가냐.”


옆에 있던 손자는 투덜댄다.
“할머니, 아직 저녁밖에 안 됐어? 너무 지루해. 하루가 왜 이렇게 길어.”


같은 하루다.
같은 공간이고, 같은 해가 떠서 같은 해가 진다.
그런데 한 사람에게는 순식간이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끝나지 않는 시간이다.

시간은 객관적이지만
체감은 완전히 주관적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재닛의 법칙(Janet’s Law)’이다.

5살에게 1년은 인생의 20%다.
50살에게 1년은 2%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고 느낀다.
20살이면 체감 인생의 절반을 이미 산 것처럼 느낀다는 설명도 있다.

이 이론의 핵심은 비율이다.
분모가 커질수록 1년의 체감 가치는 작아진다는 것.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한 줄을 덧붙이고 싶다.

시간이 빨라지는 이유는 나이 때문이 아니라 새로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새로운 경험이 줄어든다.
뇌는 반복되는 일상을 압축해버린다.
그래서 시간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정의를 만든다.


후니의 역 재닛의 법칙

“시간은 나이에 비례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의 밀도에 비례해 늘어난다.”


망해본 시간은 느리다

상장사 본부장이었다.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창업을 했다.
투자를 받고, 팀을 꾸리고, 밤을 새웠지만 결국 사업은 망했다.

그 몇 년은 결코 빠르지 않았다. 하루가 길었고, 결정 하나가 무거웠다.
실패의 시간은 압축되지 않는다.

이후 스타트업에 합류해 투자를 받고, 상장을 경험하고, 베트남으로 넘어가 상장사에 EXIT도 했다.

그 모든 순간이 또렷하다.
왜냐하면 매일이 새로웠기 때문이다.


나라를 바꾸면 시간이 늘어난다

베트남에서의 시간은 다시 20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사소한 미팅 하나도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통과했다.

낯선 환경은 뇌를 각성시킨다.
뇌가 압축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루가 길어진다.


50세 넘어 다시 초보

50 중반이 너머 다시 상장사 전무로 들어갔다.
계열사, 투자사, 기업 IR를 맡았다.

누군가는 말한다.
이 나이에 또 도전이냐고.

하지만 새로운 역할은 사람을 초보자로 만든다.

초보자의 시간은 느리다.
집중하고 배우고 판단해야 하기에 하루가 무겁고 길다.

그 무게가 나를 젊게 만든다.


몸을 움직이면 시간이 확장된다

2년간 백두대간을 걸었다.
4년간 전국 국토 도보종주를 했다.
해외 트레킹은 연 2회 이상.
16년째 새벽 배드민턴. 주 1회 등산.

산은 반복처럼 보이지만 매번 다르다.

날씨가 다르고, 함께 걷는 사람이 다르고 내 컨디션이 다르다.

그래서 압축되지 않는다.


글을 쓰면 시간이 쌓인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개인 및 공저로 8권의 책이 나왔다.

한국금융연수원에서 8년째 강의하고, 정부기관에서 CEO 대상 해외진출 강의와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며
다양한 세대와 대화했다.

20대와 대화하는 하루와 60대와 대화하는 하루는 다르다.

그래서 내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왜 젊어 보이냐는 질문

사람들은 묻는다.
왜 동년배보다 에너지가 넘치냐고.

나는 이렇게 답한다.

새로움이 나이를 압축하지 못하게 한다.

긍정적인 대화를 즐기고, 많은 지인과 연결되어 있고, 오늘이 어제와 다르다는 확신이 있으면
시간은 느려진다.


다시 시골의 장면으로

할머니는 하루가 빨리 간다고 한다.
손자는 하루가 길다고 한다.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새로움의 밀도다.

손자는 모든 것이 새롭다.
그래서 하루가 길다.

어른도 의도적으로 새로움을 만들면 하루는 다시 길어진다.


그래서

시간은 흘러가는 게 아니다.
경험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재닛의 법칙이 비율을 말한다면 나는 밀도를 말하고 싶다.

후니의 역 재닛의 법칙.
나이는 시간을 줄이지만 도전은 시간을 확장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시간을 압축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간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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