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이제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가 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고, 정부는 공급과 규제 사이에서 시장을 조율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자산 시장의 유동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돈은 늘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리고 지금 그 새로운 길의 중심에 블록체인 기반 자산(Tokenized Assets) 이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을 통째로 사는 대신 쪼개서 사는 방식, 바로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 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부동산, 미술품, 인프라 수익권, 지식재산권(IP) 같은 실물자산을 지분 단위로 나누어 발행하고 거래하는 구조다.
수백억 원짜리 빌딩도 10만 원 단위로 나누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STO는 흔히 ‘자산의 민주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규제와 세제 정책을 반복적으로 조정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유동성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산 시장의 유동성은 규제의 틈을 찾는다.
STO는 바로 그 지점에서 등장했다.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지 않으면서도 수익권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유통시킨다. 물리적 부동산 거래는 묶어두되, 수익 구조는 디지털 자산으로 분할해 시장에 풀어놓는 구조다.
2026년 1월 15일, 한국 국회는 토큰증권(STO) 법안을 통과시켰다.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
블록체인 기반 증권 발행·유통 제도권 편입
부동산, 미술품, IP 등 실물자산 조각투자 합법화
2027년 시행 예정
시장 규모는 약 367조 원에서 3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STO는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화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의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STO 인프라 구축 경쟁에 들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투자신탁사와 협력해 부동산 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 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STO 유통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계열사 람다256과 협력해 STO 사업 검증을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은 페어스퀘어랩, 비브릭, 뮤직카우, 테사, 카사 등 다양한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력해 부동산·음원·미술품 자산의 토큰화 모델을 탐색하고 있다.
SK증권은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열매컴퍼니와 협력했고,
KB증권은 SK C&C와 함께 STO 발행과 유통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STO 플랫폼 구축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 흐름은 분명하다.
증권사들은 이미 “토큰화된 자산 시장”을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고가 상업용 부동산은 기관과 초고액 자산가의 영역이었다. 개인 투자자는 리츠(REITs) 같은 간접 상품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STO는 특정 건물의 임대 수익을 직접 토큰화한다.
투자자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토큰을 매수하고 임대 수익을 배당 형태로 받는다.
이론적으로는
투자 접근성 확대
거래 유동성 증가
자산 분산 투자 가능
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청년층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집은 못 사도 빌딩 지분은 산다.”
이 말은 단순한 금융 상품의 변화가 아니라 세대 자산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흐름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최근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토큰화된 주식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역시 같은 방향을 지적한다.
“스테이블코인도 처음에는 필요성이 의심받았습니다. 그러나 고인플레이션 국가(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튀르키에 등)에서 달러 수요가 폭발하며 지금은 수십 조 달러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어 말했다.
“토큰화된 주식도 같은 길을 갈 것입니다.”
토큰화된 자산은
24시간 거래
소수점 투자
글로벌 접근성
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즉 금융의 마찰 비용을 극적으로 낮춘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토큰화 증권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주식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예술품,국채,펀드 그리고 에너지 인프라(발전소건설 등)와 대형 실물 프로젝트(항만개발,선박 프로젝트 등) 등 모든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하려는 흐름의 일부다.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는 이 움직임을 이렇게 평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토큰화 플랫폼 개발은 암호화폐 시장이 주류 금융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블랙록과 프랭클린 템플턴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이미 토큰화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자산의 토큰화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월가가 참여하는 금융 인프라 변화다.
물론 STO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첫째, 유동성 문제다.
거래 참여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토큰은 쉽게 현금화되지 않는다.
둘째, 자산 가치 평가 문제다.
기초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토큰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셋째, 정책 충돌 가능성이다.
만약 STO가 부동산 투자 수요를 간접적으로 확대한다면 정부의 가격 안정 정책과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금융 혁신은 늘 이러한 논쟁 속에서 성장해 왔다.
전문가들은 2027년에서 2030년 사이 자산 토큰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다음 자산들이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업용 빌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미술품
지식재산권
국채 및 채권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인프라 수익권을 토큰화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경우 STO는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자산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부동산은 오랫동안 공간이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그것을 데이터와 지분으로 바꾸고 있다.
토큰화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자산의 정의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다.
그리고 2026년은 그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토큰으로 쪼개진 자산.
그 조각이
새로운 기회의 씨앗이 될지 또 다른 금융 실험의 파편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자산 시장의 권력 구조는 지금, 블록체인 위로 이동하고 있다.
랙록 CEO 래리 핑크 : “모든 자산 토큰화가 금융 비용을 낮출 것” "금융 서비스 산업에는 너무 많은 중개인이 존재합니다.현재 금융 시스템은 정산 과정과 절차가 지나치게 길고 비효율적입니다." "모든 자산을 디지털화하고 토큰화할 수 있다면 디지털 지갑이나 스테이블코인에서 주식, 채권, ETF로 훨씬 더 매끄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금융 시장의 마찰 비용과 거래 비용을 크게 줄일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 지갑에는 약 4.1조 달러의 자금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채권이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디지털 지갑에서 전통 금융 계좌로 이동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와 비용이 발생합니다." "모든 자산의 토큰화는 이러한 큰 마찰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더 쉽고 단순하게 만들 것입니다." "결국 투자 자금이 훨씬 더 자유롭게 흐르는 금융 시스템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