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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첫, 16화

내 안의 불빛들

-by simjae

by 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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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불빛들


유현숙


안금마을 앞내에서 사촌들이 투망질을 한다

저녁 해가 붉다

싸이나를 푼 수면 위로 배떼기를 뒤집고 떠오른 물고기들이 은빛으로 빛난다


어둠이 내리면 처마 끝에다 가스등을 내걸고 서울살이 하다 내려온 종가의 맏며느리는

공기를 펌프질 한다

어둡고 검은 침엽수림에서 부엉이가 우는 것은 그때다

불빛이 자라며 더 밝아진 불빛 아래 무겁게 흔들리던 시간들

지난날의 기억들이 물고기의 비늘 같다


두리반에 둘러앉아 사촌들과 어죽을 먹으면

밤이 늦어도 장손의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다

누군가의 등에 업혀 어렴풋이 잠들곤 했던

누에를 치고 과육을 따던

등 뒤편 사람들은 늘 따뜻했다


안금마을 뒷 숲에는 늙은 신들이 산다

강물소리가 죽는 밤이면 신들이 켠 불빛이 마을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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