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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Nov 14. 2023

초등학생 아들이 성범죄자가 되는 경우, 5가지

누구나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듯이 누구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어도, 전교 회장이어도, 인기가 많아도 상관없이 말이지요.


성별에 관계없이 성범죄자가 될 수 있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남성이 성범죄자인 경우가 훨씬 많아요. 국가통계포털(kosis.kr)에서 성범죄 관련 통계를 볼까요? 성범죄는 강력 범죄 중에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기타(강간/강제추행 등 구분이 어려운 경우)와 풍속범죄 중 성풍속 범죄로 구성됩니다. 성푹속범죄는 2015년부터는 음란물 소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의 디지털성범죄가 포함되었습니다.


통계를 보면 성풍속범죄(디지털성범죄가 포함된 범죄 구분)에서 20세 이하 성범죄자의 비율은 95%가 남성이고 5%가 여성입니다. 소년범의 강력범죄 중 성범죄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청소년 남성의 성범죄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아닐 거야


우리 아이는 아닐 겁니다. 저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성장하고 있어요. 몸이 컸다고 해서 다 아는 게 아닙니다.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 하지요. 성범죄를 하지 않도록 학교와 사회, 양육자가 교육해야 합니다. 이미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그게 성폭력인 줄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건 요즘 재판에서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폭력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거든요.


성폭력 가해자가 된다면 인생이 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년원을 가게 될 수도 있지요. 학적부에 기재될 수도 있습니다. 나이가 어려서 본인이 형사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나중에 성인이 된 어느 갑작스러운 시점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원치 않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부모가 피해 보상을 하거나, 민사소송을 겪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요.



가장 좋지 않은 건 아직 성장하고 있는 아이의 자아상이 훼손되는 등 마음에 상처를 게 될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양육자분들은 아이들 성교육을 열심히 시킵니다. 그 목적은 다양하겠지요.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세 가지입니다.


1. 남에게 피해 주지 않기
2. 남에게 피해를 줬을 때, 제대로 사과하기
3. 자신이 피해를 받았을 때, 대처하기


오늘은 청소년 남성이 성폭력을 저지르는 주요 상황을 소개합니다. 나이가 어릴 때 벌어지는 상황부터 점점 나이가 들면서 마주하는 상황까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폭력이지?

1. 장난 vs 폭력


어른들은 쉽게 구분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도 장난 같고, 저것도 장난 같습니다. 내가 장난으로 시작한 건 상대방도 장난으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다른 아이의 상의, 바지를 벗기거나 다른 아이의 항문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찌르는 일명 '똥집' 등이 성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똥집 같은 성폭력은 중학생이 되어서까지도 이어지는 아주 위험한 폭력입니다. 잘못되면 피해를 입은 아이가 크게 다칠 수 있지요. 이런 폭력은 이성 간이 아니라 동성 간에 많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요. 여성끼리, 남성끼리 똥집을 주고받는다고 해도 엄연히 학교폭력으로 다뤄지는 영역입니다.


성교육을 통해서 아이에게 장난도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합니다. 내가 아무리 즐거워도 상대방이 아파하면 당장 중단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교육해야 하지요.


네가 했으니까 나도 한다? 네가 먼저 했잖아!

2.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아이들은 아직 모르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사람에게 응징이나 복수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누군가 옷을 벗기거나, 똥집을 하는 등 나를 기분 나쁘게 하면 응징하려 하죠. 이때 다른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보통 똑같이 되돌려주게 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여유 따위는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러면 처음에는 내가 피해자였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똑같은 가해자가 되어 버립니다.


피해에 대처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합니다. 단호하게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중단을 요청하기, 그래도 계속되면 주변에 도움 요청하기 등 다양한 대처 방법을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얘들아, 얘들아! 내가 화장실에서 봤는데 얘 거 X나 커!

3. 괴롭힘이 성폭력으로


아이들은 힘에 민감합니다. 누가 더 세고 누가 더 약한지 굉장히 빨리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테스트합니다. 서로 찔러보면서요. 툭 발을 걸어보고, 툭 때려봅니다. 툭 욕이나 침을 뱉어 보기도 합니다. 그때 상대방의 반응을 봅니다. 반응을 보면서 나보다 약한 놈인지 쌘 놈인지 파악합니다. 나보다 약하다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도 되니까? 그러고 싶어서? 심심해서? 짜증 나서?


이런 괴롭힘은 폭력에만 그치지 않고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몸을 툭툭 건드리던 것이 성기를 건드리는 행동으로 바뀌고, 화장실에서 용변 볼 때 들어가서 놀린다거나, 촬영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성폭력 또한 폭력의 일종입니다. 아이들이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 이건 폭력이고 이건 성폭력이고 이런 식으로 분리하면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습니다. 폭력을 행사하다 보면 성폭력도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요.


성폭력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은 폭력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나보다 약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필요해 보일 때 적절하게 도움을 주는 게 좋지, 괴롭혀선 안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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