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입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대
‘제정신을 가지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 자기중심과 철학 없이는 빈 껍데기 상태로 부유하기 십상이다. 어제 잠든 세상과 오늘 눈뜬 세상은 같은 듯 전혀 다른 세상이다.
온갖 자극과 정보, 검증되지 않은 지식들이 두 눈과 두 귀를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고,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린다. 촘촘한 그물에 걸린 듯 도망갈 수도 없는 신세다. 현대인은 이와 같은 환경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불안장애, 강박주의 등 정신적 질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나의 어린 시절은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을 운동장 어디엔가 던져놓고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워져 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축구를 했었다. ‘어서 저녁 먹으러 가자.’라며 애타게 부르시던 어머니의 목소리에 다시 나는 빛을 찾을 수 있었다. 동네 골목대장, 로빈슨크루소를 자처하며 어떤 날은 산으로 들로 강으로 숲으로 공사장으로 오래된 누각으로 천방지축 돌아다녔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탐닉하며 친구의 마음에도 마음껏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반면 지금은 어떠한가? 요즘 음식점, 횡단보도 등 나의 동선에 보이는 학생들은 각자의 스마트폰 세상에 갇혀 있다. 유튜브, 게임, 숏츠의 판옵티콘에 빠져 있다. 정말 안타깝다. 나 역시 퇴근 후 숏츠에 빠져 1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만 움직이고 있을 때가 있다. 육체는 살아 있으나 정신은 죽었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런 위기감에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새벽 기상을 한다. 오로지 나의 감정과 마음에 집중한다. 명상과 필사를 하고 글쓰기를 하면서 지금 여기, 현재에 나를 계속 잡아둔다. 온갖 유혹과 자극으로부터 나를 지켜낸다. 스스로를 지켜낼 무기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