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글쓰기
글쓰기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쓰기 시작하는 순간에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정확히 모른다.
가끔은 결론을 어떻게 낼지조차 생각지 않고 시작한다. 자판의 흐름에 맡기고 그저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편안하게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탐험을 한다는 것은 목표보다 과정이 의미 있는 경우가 많다. 탐험에는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울고 웃는 행복만으로 그 정도 위험은 이미 보상받았다 할 수 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등산로 옆으로 난, 절대 길일 리가 없는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며 느꼈던 긴장과 설렘을 기억한다. 나뭇가지에 손등이 긁기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만큼 신경이 집중되던 그 시절의 호기심을 글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오솔길의 입구를 발견한 것처럼 그저 첫 줄을 던졌을 뿐인데 그 첫 번째 줄을 타고 글의 흐름에 호흡을 맞춘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탐험적 글쓰기는 오락이 되고, 일탈이 되고, 의미가 된다.
거짓말은 힘들다. 과장하거나 포장하는 글은 우선은 남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도 속일 수 없게 된다. 덮기만 하다 보면 결국은 쓰레기 더미 같은 냄새만 풍길 뿐, 나만의 글이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다 헤집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곧 들통 날 위선의 달콤함을 뿌리치고 다 헤집어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글이 필요하다. 솔직하지 못한 글은 그 과정이 힘든 노역이 될 수밖에 없다.
글쓰기는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숨이 차고 지쳐 쓰러질 것 같지만 또 시도한다. 중독성이 있어 빈 문서가 채워지는 걸 지켜보는 것은 통장에 잔고가 쌓이는 것 같은(절대 같을 수는 없겠지만^^) 희열을 느끼게 된다.
마음에 드는 글을 한편 완성하는 것은 연애를 하는 듯한 설렘을 준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이 같은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은 커다란 특권이고 축복이다.
한 줄의 글을 시작으로 오늘도 행복한 인생을 개척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