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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람 Jul 01. 2023

우리가 서로 가까워지려면?

관절, 몸쪽과 먼쪽, 열린 사슬과 닫힌 사슬, 윤활관절

그날 나만 서 있었고,
모두 앉아 있었다.


수업 시간의 학생들은 친구들과 '웅성웅성'이 일상입니다. 저의 일방적인 강의보다, 옆에 앉은 친구와 서로 어깨를 맞대며 얘기하거나, 뒤에 앉은 친구에겐 뒤돌아서 설명을 하거도록 합니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니, 머릿속으로 구조물이 움직이는 상상을 하며 이해는게 쉽지만은 않죠. 학생마다 이해의 속도가 다르니 서로의 눈높이에 맞는 질문과 대답을 하다 보면,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웅성웅성'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우리 몸의 움직임들은 직접 움직여보는 게 나을 때도 있죠.


수업 중에 앉아 있는 학생들과 함께, 저도 마주 보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저를 포함서 우리 모두 무릎을 한번 펴봅시다. 구부러져 있는 무릎을 펴는 것 알죠? knee extension 해봐요. 준비됐나요? 하나, 둘, 셋!”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학생들은 의자에 앉은 상태로 무릎을 펴며 자신의 발로 책상을 들거나 밀고, 앞자리에 있는 친구의 의자와 책상을 발로 밀거나, 앞에 있는 친구들을 발로 차고, 서로 밀지 말라며 '웅성웅성' 댑니다.


하지만 학생들과 마주 보고 있는 저는 우두커니 일어서서, '웅성웅성' 대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저 중에 누구의 무릎 폄 동작이 옳은 것일까요? 친구들과 토의해 보세요." 


'웅성웅성'


앉아서 한 발씩 뻗은 아이들의 발이 보이죠?


  

관절(joint)은 2개 이상의 뼈가 서로 연결된 부위를 말합니다. 관절의 형태는 머리뼈를 형성하는 관자뼈, 이마뼈, 마루뼈 등이 연결되어서 움직이지 않는 형태도 있고, 팔꿉관절과 같이 위팔뼈, 노뼈, 자뼈가 연결되어서 굽혔다 펼 수 있는 움직이는 형태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움직이는 관절은, 뼈 사이의 원활한 움직임을 위해 넣는 물질을 뜻하는 윤활(synovial)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윤활액, 윤활막, 윤활주머니들의 구조물을 가진 윤활관절이라고 불립니다. 윤활관절을 이루는 두 뼈는 우리 몸의 몸통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몸쪽(proximal)와 먼 위치에 있는 먼쪽(dista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로 선 자세에서 아령을 드는 경우, 몸쪽뼈위팔뼈고정하고, 먼쪽뼈아래팔움직여서 앞쪽으로 두 뼈를 가깝게 만들어서 팔꿉관절 굽힘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엎드린 자세에서 실시하는 팔굽혀펴기의 경우, 먼쪽뼈아래팔뼈고정하고, 몸통이 아래로 내려가는 동작으로 몸쪽뼈위팔뼈움직여서 팔꿉관절 굽힘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뼈는 다르지만, 두 동작 모두 팔꿉관절 굽힘동작을 합니다.


이처럼 관절의 움직임은 열린 공간에서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때 먼쪽뼈의 움직임을 열린 사슬(open chain) 운동이라 하고, 손과 발이 지면에 닿은 닫혀진 공간에서는 몸쪽뼈의 움직임을 닫힌 사슬(close chain) 운동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관절은 두 뼈 중 항상 움직이는 뼈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목적에 맞는 움직임을 하기 위해 몸쪽뼈 또는 먼쪽뼈를 움직여서 효율적인 관절의 움직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집에서 이 정도 운동은 하잖아요?


  

방금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했던 동작은 모두 옳은 무릎 폄 동작을 했습니다. 학생들은 의자에 앉아 있고 저는 서 있었지만, 학생들은 무릎관절을 구성하는 뼈 중에 먼쪽뼈정강뼈를 움직였고, 저는 몸쪽뼈넙다리뼈를 움직여서 모두 같은 무릎 폄 동작을 했습니다. 이처럼 관절은 평소 자주 움직이던 뼈만 움직인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폭넓게 우리 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관절을 움직이는 방법이 두 가지인 것처럼, 여러분과 제가 가까워지는 방법도 두 가지겠죠? 제가 여러분에게 다가가는 방법과...... 그리고 여러분이 저에게 다가가는 방법입니다. 맞? ㅎㅎ"

      

아...... 얘, 얘들아? 다들 어디 갔니?
우리 모두 서로를 향해 움직여봅시다...



<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1. 앉아 있는 여러분도 무릎을 두 가지 방법으로 펴보세요.

2. 주변사람들과 서로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첫 문장은 어떤 책을 오마주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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