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 우리의 시간이 변했다

#01. 하나네찌가 우리를 부지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030 세대, 코끼리 발바닥들이 부모가 된다는 것은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금전적인 건 물론이거니와 기존 우리의 삶을 내어주는 것과 같다. 평소 7시에 일어났다면 30분 더 일찍 일어나 사료와 물을 주고, 화장실을 정리하는 그런 것.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이지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코끼리 발바닥 정도 되는 위치이기에 가끔 야근도 하고 의무 아닌 의무 같은 회식에도 참여해야 했다. 이 시대의 코끼리 발바닥들과 같이 우리 역시 해가지면 퇴근하고, 퇴근하면 넉다운 되어 침대와 물아이체되기 일수였다. 특히 융집사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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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면 침대에서 나오는 횟수가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고, 주말엔 10시 이전에 일어나는 건 여행지 이외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랬던 코끼리 발바닥들이 하나네찌가 온 이후 쉼의 시간을 이 친구들과 나누기로 했다.

우리 하루 일과를 열어보았을 때 이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데려온 의미가 부모로서 책임을 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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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 猫生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 된다. 그만큼 사람보다 이 아이들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약 2년은 길에서 임보처에서 호텔에서 떠돌다가 온 아이들. 엄마 아빠가 되어주기로 한 만큼 적어도 이 아이들에게 하루에 투자하는 시간이 1시간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는 암묵적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청소해주고, 사료를 주고, 그리고 낮동안 심심해하지 말라고 간식을 이곳저곳 숨겨두는 것. 퇴근해서 다시 한번 사료를 주고 15~20분 정도 놀아주고 화장실과 물을 갈아주는 것.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장비들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장비가 채워주지 못하는 그것들을 우린 매일매일 패턴화 하여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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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부모로 한걸음 내디뎠다.

힘든 사회에 살아가는 청년 부부이지만, 아이들을 책임지고 데리고 온 부모가 된 이후 퇴근 후 침대에 있는 시간보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많이 늘었다. 늘어지기보단 시간을 좀 더 알차게 쓰려고 노력하였고, 흐틀어 지지 않기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다. 하나와 네찌가 우리 집에 온 지 약 100일 되는 이 시점. 많은 반려인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건 체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네찌를 데려온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힘든 것 이상으로 이 친구들이 주는 행복은 엄청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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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집사는 말한다. 우리 애들은 고양이가 아니라 개냥이야. 그 어떤 강아지보다 엄마 무릎을 좋아하고, 퇴근하면 문 앞에서 반겨주는 우리 아이들. 부족하지만 잘 부탁해 하나야 네찌야.


하나네찌 호텔 시절



고양이들 : 하나 네찌 소개

하나 (왼쪽)

코리안 숏헤어: 치즈 태비

2018년 05월생 추정 / 여자

수줍음이 많아요. 엄마 아빠 무릎 위를 좋아해요. IT 전자 기계와 캣 만두를 매우 좋아해요.


네찌 (오른쪽)

코리안 숏헤어: 고등어 태비

2018년 05년생 추정 / 남자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엄마 바라기. 신문물에 그 누구보다 적응이 빨라요.



(글/사진) 융짱과 호순 작가

: 사진 잘 찍고 싶은 호순 작가와 글을 잘 쓰고 싶은 융짱, 회사원 부부와 하나네찌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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