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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May 25. 2017

그래도 난 아직까진 과정이 중요하다.

#63.  아직까진 결과보단 과정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더 과정보다도 결과만을 중시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다는 생각. 영화 <특별 시민>에서 심혁수가 말한 대사 중에서도 알 수 있다. 과정보다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 이것이 현실 속의 우리들 모습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고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경기에서 우승해야 하며 어떤 방법을 쓰던 실적만 만들면 된다는 생각. 이 모든 것은 1등만 알아주고 기억해주고 결과만 기억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리라.



어느 책에서도 나왔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다는 결과가 있다.' 그 말인 즉,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자존감도 그만큼 높다. 요즘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다는 소리를 많이 하는데 그 말인 즉 자신이 납득할만한 결과가 안 나오기 때문이다. 이 말은 그 결과가 나온 과정에서 자신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 있었고 그 과정을 그냥 지나쳐서 나온 결과물이기에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이건 학생이건 어른이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어떤 일에 있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과정이 있고 결과가 있다. 제삼자가 봤을 때 만족하고 납득하는 결과라 하더라도 그 과정은 결과를 만들어 낸 사람만이 안다. 그 과정을 누구나 다 알아주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만족은 할 수 있다. 나의 과정은 내 기준에서 적합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결과가 잘 안 나오던 잘 나오던 나 자신에게는 떳떳하다고.

하지만 이것은 현실에서는 그저 자기 합리화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요즘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결과가 중요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만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적당한 노력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남과 함께 할 것. 이 모든 것들이 모여야만 최상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과정과 나중을 생각했을 때 결과물이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의견 충돌이 있다면 서로의 생각을 밝히고 그 차이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회사 프로젝트의 경우 일단 눈에 보이는 실적만 만들라고 하는 상사들이 많다. 특히나 프로그래머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그런 요구만 하는 회사를 다녔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주변 지인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런 경우가 훨씬 많다. 과정이 마음에 안 들고 출시했을 때 생길 문제들을 얘기했을 때 클라이언트들은 그래도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리고 출시 후 얘기한 대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 가지고 또 따지고 들며 수정을 요청한다. 결국 프로그래머들은 일을 두 번 이상 지속해야 그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인가 싶다. 분명 발생할 상황을 충분히 인지 시켰지만 출시를 시켜놓고 보니 그들도 문제가 심각하단 것을 인지하고는 수정을 요청한다.  상대방의 말을 왜 듣지 않는가? 물론 설득시키지 못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만 보통 대부분은 클라이언트들의 고집으로 인해 일이 늘어난다.



모든 일에는 전문가가 있다. 그 전문가가 논리적인 이유를 들고 앞으로 발생할 일들을 설명해 주고 대안을 권한다면 일단 적어놓고 알아본 이후 그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던지 하면 된다. 그러면 서로가 만족할만한 과정과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다. 서로 간의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어느 쪽도 만족스러운 과정과 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 혼자 하는 일에 있어서 철저히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 자신이 만족할만한 과정이라면 결과가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되던 아니던 상관없이 뿌듯함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남과 함께 하는 일이라면 제대로 된 대화를 거쳐 일을 진행했으면 한다. 대화를 해도 서로가 만족할만한 과정이 아니라면 적어도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라면 손해를 보더라도 그 일에서 빠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어른인 척하는 어른 또는 어른다운 어른들이 봤을 때 아직 어리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 역시 내가 지고 가야 할 문제일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는 세상은 절대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난 아직까지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ps. 이번 글을 쓰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알레르기에 한번 다운되고, 몰아치는 일(?) 또는 신경이 곤두 설 일이 엄청 많아 쉬는 날엔 거의 그로기 상태였네요. 거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불면증도 찾아왔다가구요. 랜섬웨어 때문에 컴퓨터 켜는 것을 망설이기도 했고요. 그러다 지금은 그 일들이 끝나고 나서 긴장이 풀린 탓에 잠시 방심했더니 감기가 심하게 오고 말았네요. 거기다 이번 글은 어떻게 써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책과 영화 많은 것들을 보며 고민했지만 결국은 또 제 경험과  결합하고 말았네요;;;  다음 글은 어떤 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번엔 좀 더 정리된 글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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