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훈련을 할까 말까 해도 될까 안 될까 풋살장 대신 산에 갈까 바다에 갈까 하던 작년을 통과해
2021년 6월 우리는 코치님을 만난다.
오래 쉰 터라, 우리끼리 운동을 하는 건 무리란 판단에 새로운 코치님을 영입했다. 코치님께 수강료를 지불하고 기본기부터 배워보기로 했다. 그렇게 기나긴 인사이드 패스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코치님은 가장 기본적인 걸 가장 잘 해야 한다고 믿는 분이었고, 그게 바로 인사이드 패스였다.
인사이드 패스와의 인연 이전에 코치님과의 인연은 다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단주 ㅋ이 여성축구팀과 경기를 잡았다고 해서 갔더니, 웬 버스에서 선수들이 줄줄이 내리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나는 아, 이거 예삿일이 아니구나 싶었고, 우리 풋살 경력 5개월인데 괜찮을까, 우리 말고 저분들 괜찮을까 싶었다.
우리의 몸놀림을 보고 상황을 빨리 파악한 S팀은 본인들의 팀을 두 개로 나눠 게임을 하기도('여기 우리 구장인데 왜...' 하는 말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우리 팀과 게임을 하기도, 우리 **FC와 멤버를 섞어 게임을 전개하기도 했다. "와..." 나는 게임을 뛰러 왔다가 얼떨결에 수준 높은 경기를 직관하게 됐고, 그들은 게임을 뛰러 왔다가 얼떨결에 코칭을(그것도 게임 도중에) 하게 되었다.
S팀과 멤버를 섞어 게임을 할 때 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공을 향해 뛰었더니, S팀 멤버에게 "언니, 뛰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은 제법 울림이 커서 그 후 어딜 가서 무슨 일을 하든 내 몫, 내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아, 참고로 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공은 잡지도 못했다.)
S팀 선수들의 플레이는 두고두고 생각날 만큼 인상적이었고, 지금 우리의 코치님은 S팀에서 에이스와 맏언니 역할을 하는 듯했다. S팀의 지소연이자 손흥민이 우리 팀의 코치로 오게 된 것이다.
“(미자 님은) 잘 차려고 하면 망하는 것 같아요.”
S팀의 지소연이자 손흥민은 뼈도 잘 때렸다(내가 패스 연습하는 걸 보고 한 말이다).
2021년 6월 20일 풋살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