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무겁다기보다는…
조용히 준비하는 마음이다.
예전엔 "나는 영원히 살 것처럼"
치열하고도 조급하게 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끝이 있다는 걸,
그 끝도 그렇게 멀지 않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자고 일어나면 어깨가 뻐근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던 열정도
이젠 잦아들어
차분해진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더라.
열정 대신 생긴 건 ‘깊이’고,
속도 대신 생긴 건 ‘여유’다.
예전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하나라도 놓치기 싫었다.
지금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더 정확히 알게 됐다.
그중 하나는,
죽음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연습.
죽음을 의식하면
삶이 더 단단해진다.
더 사랑하게 되고,
더 감사하게 되고,
더 간절해진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
라는 말이
예전엔 멋있게만 들렸는데
지금은
정말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두렵다.
아이들 두고 가는 것도,
아직 못 이룬 것들을 남겨두는 것도.
하지만
이젠 조금 다르게 생각해본다.
나의 삶이
작은 위로 하나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게 참 괜찮은 인생 아닐까.
나이 든다는 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넓어지는 것.
이기려는 마음보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커지고
소유하려는 욕심보다
나누려는 마음이 자라난다.
몸은 점점 느려지지만
마음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이런 내가
조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할수록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의미 있게.
사랑 가득하게.
억지로 애쓰지 않고
내 속도대로, 천천히.
언젠가
마지막을 맞이할 때,
"이만하면 괜찮았어"
라고 조용히 말하며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잘 살아보려고 한다.
침대에 누워 듣는 빗소리.
아이의 웃음.
따뜻한 국 한 그릇.
하루에 한 번의 고백,
‘살아 있어서 고맙다.’
지금 이 순간이,
참 귀하다.
그러니 나는
늙어간다는 것이
조금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