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재난 기본 소득 신청이 9일부터 시작되었다. 재난 기본 소득이 지급되는 것을 보며 새로운 감회가 있다. 국민이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국가가 국민의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재난 기본 소득을 주마고 목소리를 거들고 있다. 표 때문이겠지만, 그들이 언제 국민들의 삶을 지금처럼 걱정했던가 싶다. 국민에게 돈을 주자고 하다니, 보편 복지의 새로운 국면임에는 틀림이 없다.
오늘은 사전투표 첫째 날이다. 내가 사는 곳의 사전 투표소는 부천시청 3층에 설치되어 있었다. 투표소로 향하는 길, 날씨도 따뜻하고 투표하기 딱 좋은 날이다. 시청 안으로 들어가니 3층까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일부러 걷기도 하니, 그냥 가뿐하게 걸어서 올라가기로 한다.
3층에 올라오자마자 발열체크 코너, 열을 재고 통과. 다음은 동별로 분류해서 줄 세우고 바로 비닐장갑 증정이다. 투표장 안으로 들어가니 창 쪽으로 투표 부스가 꽤 많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 투표하는 사람들 신분 확인하고 투표용지 출력하는 곳이 자리 잡고 있다. 기다림 없이 한 곳에 가서 신분증 내밀으니 투표용지를 출력해서 준다.
투표용지 두 장을 들고 부스로 들어간다. 권리 행사하는 기분을 좀 더 만끽하고 싶지만 달랑 두 장. 금방 표기가 끝난다. 반으로 접어 투표함에 넣고 퇴장하니 끝이다.
막상 투표 당일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게 될 것 같기도 했고, 기다리는 동안 투표 종사하는 사람들도 줄 세우느라 힘들고 서로가 긴장할 것 같아서 미리 간 것이었는데, 투표의 무게에 비해 절차는 간단하고 금방 끝났다.
4년에 한 번, 국민의 힘을 보여 주는 날이다. 내 한 표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내 한 표의 힘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는 앞으로 4년 동안의 국회를 보며 두고두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잘 뽑아야 한다. 그리고, 줄기차게 국민으로서의 새로운 요구도 계속 전달해야 한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니 이제 개표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 요즘 길에 나가면 국민만 생각하는 것처럼 온갖 다정한 말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후보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들의 읍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투표일만 지나면 그들은 국회의원 나리라는 권위를 몸에 두르고 사방에 철벽을 칠지도 모른다.
스웨덴은 국회의원에게 전용차를 지급하지 않고, 국회의원들도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한다고 한다. 근무시간은 일반 국민들보다 두 배가 된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 나라 국회의원의 1/3은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다며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청렴한 나라와 비교해서 당장 그 정도의 수준을 따라가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 우리나라도 그 나라처럼 오롯이 국민을 위해 일을 하려는, 봉사의 마음으로만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그 나라의 투표율은 평균 80%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도 투표하자, 봉사만을 목적으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나서는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