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놀이터

그때의 나는 틀리지 않았다.

by 작가 자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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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전체 발송이 완료되었습니다."




7일간 자동으로 세팅된 이메일의 설정을 완료하고, 그 상태를 점검한다.

고객들에게 제대로 발부가 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하면서, 오타여부, 메일링 서비스 체크, 이미지여부를 한번 더 읽어본다.

깔끔하게 정돈된 한가로운 테니스장처럼 모든것이 문제 없이 처리되었다.

이제 고객들이 우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코스를 진행하여도 나는 더 이상 수동으로 하나하나 작업해야 될 의무가 사라진것이다. 매일 1시간이상 소요되던 수동적인 업무에서 나는 그토록 원하던 자유의 줄기를 얻은 셈이다.




이상했다. 내 영혼은 원시적 문채만을 사랑하는 아날로그 색채이었고, 스마트폰의 사용조차 오랜시간의 적응이 필요했던 기계치였다. 그렇게 비싼 노트북을 사놓고도 노트파일 말고는 손도되지 않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런 내가 지금은 콘텐츠의 연결성을 고민하고 있었고, 스스로 돌아가는 프로그래밍 자동화를 어렴풋이나마 손대고 있는 그 자체가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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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재작년의 그날이 떠올랐다.

내가 신을 만나 그에게 매달리며, 무엇이든 가르쳐달라고 그의 사무실을 무식하게도 쳐들어가던 뜨거웠던 그여름 날. 나는 신의 컴퓨터 옆에서 사색이 된 아이처럼 새하얗게 질려버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그날이 떠올랐다.




그날 나는 신의 사무실에 간 것이 아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생기발랄한 음성이 가득차있는 놀이터에 가까웠다. 그림을 그리며 몰입하는 그러나 언제나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예술가의 혼이 담긴 그런 이상한 공간으로 느껴졌다.

분명 사무실 한편에 소리없이 돌아가는 에어컨의 음성마저 큰 소리로 들릴만큼, 모두가 숨죽여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유독 그 곳은 큰 소리가 오가는 광장의 한편처럼, 시끌벅쩍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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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신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아니 사실 그 이야기를 듣지 않고 보고있었다에 가까울것이다.

나는 그의 어떤 설명도 이해할 수 없었으며, 내게 뼛속까지 파고드는 계속된 질문에 답변만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직도 만남을 기반으로만 세일즈를 한다구요? 저는 콘텐츠가 알아서 세일즈를 하는데..."


“저는 지금 지구 반대편의 사람에게 일을시켜서 지구 반대편의 사람에게 물건을 팔기도 합니다.
그럼 한 10배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됩니다.”


“한가지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서 20가지의 콘텐츠의 방향성을 만들 수 있는데,
자유리 왜 그렇게 콘텐츠가 없다고만 생각하세요?”


“관점과 생각을 바꾸면, 기회는 보입니다.
콘텐츠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데 족히 3년이면 충분할거에요.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시면 되어요."


"홈페이지 안에 누가 왔고, 무엇을 봤고,
어떻게 고객이 망설이는지 조차 이것만 사용 하시면 아주 손 쉽게 알 수 있어요.
이거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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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때의 나는 그의 이야기를 단 한마디 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그냥 머쩍은 웃음을 지으며, 알아먹은 듯한 하지만 하나도 모르겠다는 난감함을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 나는 애둘러 가면을 얼굴에 맞출 뿐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영혼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신의 입가에는 아랫 입술이 춤을 추고 있었다.

분명 그는 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유희의 신을 만나고 있었고, 그들만이 쓰는 주사위를 던지며, 시간을 예측하는 신의 터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렸을때 나는 참 이상했다. 이미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된 장난감을 누군가가 탐하기 시작하면, 문득 밀려오는 잃어버린 소중함을 느끼곤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그 친구와 함께 그 장난감을 만지며, 낯설은 긴장을 즐기곤 했었다.


신의 얼굴이 마치 그때 내가 짓던 미소와 닮아 보였다.

그의 얼굴엔 아이의 마음이 한아름 가득차 있었고,

자신이 만들어놓은 콘텐츠 놀이동산의 손님에게 “이건 어떤 것이고, 얼마가 들었고, 이건 이래서 만들었고..”를 설명하는 주인의 얼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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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연듯 두려움이 밀려왔다.

회전목마의 밝은 조명아래, 밝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속에서 지금의 나만 목마를 타고 있지 않았다.

표를 사지 못했던 나는 환한 그곳을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 문득, 밝은 회전목마의 한 축에서 누군가 나에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나는 그 곳에 시선을 멈춘다.

내 앞에 서서 아이같은 미소를 짓고 있던 사람. 그는 신이었다.

나는 그렇게 회전목마의 입구를 향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신의 사무실에서 4시간이 넘게 신의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타자기 앞 신의 손가락 끝에서 일어나는 행위의 결과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의 모든 몸짓을 담고 있었다.

신은 그렇게 여유로웠다. 그 누구도 세일즈를 하려 하지 않았고, 먼저 다가가려 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 수록, 사람들은 신에게 다가갔고, 신을 원했다.

지금의 내가 신을 찾아 멀리 이곳까지 온것처럼, 2000개가 넘는 신의 콘텐츠는 기꺼이 신이 되어 그를 팔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이 콘텐츠이기에 가능한것이었다.





자유리 퇴근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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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가 내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기억의 저편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날의 기억은 삶의 유리 파편 조각이 되어 내 심장을 향해 꽂아들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 잘했어. 정말 잘했다 자유리"


나는 혼자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가요?"


s의 호기어린 질문에 나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본다.


"아니요. 회전목마를 탄게 잘 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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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답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s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더 알 수 없는 미소로 그녀의 표정에 답을 한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회전목마의 입구에 서 있지 않았다.

만약 그날의 나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나를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

간절한 마음으로 용기내어 찾아간 신의 놀이터에서 시소한번 구경해본적없는듯 상처많은 타국의 아이처럼, 멀뚱히 쳐다보고 있던 과거의 가여운 나를 꼭 한번 안아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처럼 신나게 나를 바라봐준 신을 본다면, 나는 또 아주 오랫동안 그의 얼굴을 또 바라보고 있을것이다. 문득 예전일을 생각하다보니, 신이 보고 싶어진다.

회전목마의 끝에서 빛나게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이 나는 또 보고 싶어졌다.

그에게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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