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만큼이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요
컨설팅 회사에 컨설턴트 직무로 임원 면접을 보았다. 면접 후 발견한 내게 있던 부족한 점을 3가지 정리하고, 앞으로 적용할 점 1가지와 개인적인 소감을 전하고자 한다.
면접에서 첫 질문을 듣고 꽤 떨고 있는 스스로를 보면서 페이스를 잡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속도에 맞게 말을 이어가면 느껴지는 감각이 있는데 이번 면접에서는 느끼지 못했다. 마치 예상치 못한 파도에 휩쓸려 가고 있었다.
결국 면접이라는 것도 면접관을 설득하는 과정이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인지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말이 꼬이거나 페이스에 휘말리게 되면 파도에 잠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가장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내 페이스를 놓쳤다는 부분이다.
구조화를 네이버 사전에서는 "어떤 부분적 요소, 내용이 서로 관련하여 통일적 조직 체계를 이루게 함"이라고 나온다. 간단하게 말해 논리적으로 잘 짜인 틀이다. 앞서 보인 <구조화가 안된 케이스> 이미지를 볼 때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나의 이야기였다.
면접을 보면서 스스로도 중구난방으로 말한다는 게 느껴졌다. A에 대한 답변으로 A에 대한 답을 말해야 함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대학교 때 총 5명의 교수님께서 '대학원'을 추천하셨고 교수라는 직업을 권하셨다. 그러나 어려운 길이라는 생각이 내 안에 있었고 끝내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내가 놓친 건 대학원과 직업이 아닌 한번 제대로 깊이 있게 파고들어 가는 경험이었다.
글쓰기, 독서, 캘리그라피, 책 출판, 사진 촬영 등 실제로 더 파고 들어가고자 했다면 충분히 파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의 게으름, 알랑한 자존심을 세워 놓쳐버린 걸 면접을 끝내고 알 수 있었다.
적용하고 싶었던 건 바로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구조화 연습이다. 이전에는 줄글로 정리를 했다면 이제는 도형을 사용해서 개인적인 피드백, 글을 써보고자 한다. 먼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전부터 적용하려고 했었다.
이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면 일에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일상에서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면접을 마무리하고 하루 종일 회고를 하느라 머리가 아팠다. 하나씩 보이는 부족한 점이 숨 막히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면접이 하루 지나 아침에 러닝을 하면서 생각했다. '지금 알게 되어서 정말로 감사하다.'
한평생을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죽기 직전까지 괴롭지만 부족할 터이고 이를 인정하고 조금씩 바꿔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부족함을 알게 되고 이를 인정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기뻤고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멘트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매일 가지고 다니는 노트를 뒤적거렸다. 그리고 내가 쓴 문장이 마음에 들어 이를 적고 마무리하고 싶다.
지겹도록 같은 책에 형광펜을 긋고 있다면 깨닫게 된다.
한 문장에 얼마나 많은 삶이 응축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