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날, 조금씩 다르지만 낮에는 유난히 볕이 뜨거워서 집콕하다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저녁에 주변 둘러보기.
캐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시링가 주립공원이라고 예쁜 공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이곳에 있는 캠핑장이 인기가 많다고 하니 캐나다 사람들은 어떻게 캠핑하나 구경 가보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도 캠핑을 가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궁금해서 예약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우와...
거의 예약이 다 차 있었다.
캐나다는 공기도 맑고 집 근처가 자연이라 굳이 캠핑을 갈 필요가 있을까..라고 나는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 캠핑에 진심이다.
호수를 끼고 있는 캠핑장. 캠핑 사이트가 꽤 많고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예약이 거의 다 차 있다니.. 신기...
캠핑장 근처에 다 다르니 큰 사이즈의 캠핑 트레일러들과 보트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에서 가끔 보았던 것들보다 훨씬 통 큰 사이즈..
우리가 지금 머무는 제넬에서 보면 많은 집들 앞에 캠핑 트레일러가 한 대씩은 주차되어 있었다.
호수를 끼고 있는 캠핑장이다 보니 사람들은 캠핑 트레일러뿐만 아니라 보트 트레일러도 끌고 온 차들이 많았다.
우와... 이 여유...
푸른빛 예쁜 호수가 보여서 가까이 가 보니 가족이 여유롭게 놀고 있었다. 낮에는 30도가 훌쩍 넘는 뜨거운 날씨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우린 약간 서늘하게 느끼는데.. 차가운 호수에서 꼬맹이들도 뛰어들어 신나게 놀고 있었다. 겨울 추위가 만만치 않은 나라 아이들이라 이 정도에도 끄떡없나 보다..^^;
대마가 합법인 나라이다 보니 가끔 공원에서도 맡아본 적 없는 낯설고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여기에 산다면 흔하게 보고 자랄 일일 수 있지만.. 아들에겐 설명해 주고 당부해 주게 된다..
캠핑 사이트 입구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며 구경을 해보았다.
우와.... 널찍하고 큰 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여 프라이빗한 사이트마다 트럭에 트레일러에 텐트까지..... 엄청난 스케일 ㅎㅎㅎ
우리는 한국에서 게을러서(^^;) 캠핑은 꿈도 안 꿔보고 글램핑 정도 다녀본 게 전부였는데 이곳 캠핑장을 보니 꼭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 캠핑 코너에도 이것저것 캠핑 용품도 많고 큰 사이즈의 텐트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점은.. 이곳 캠핑장에 들어서니 휴대폰이 안 터진다 ㅎㅎㅎ
진정한 자연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만 해도 같이 집에 있거나 카페에 가도 나도 모르게 휴대폰은 수시로 집어 들게 되는데...
캐나다 캠핑장에서는(다 그렇지는 않겠지?) 어쩔 수없이 사색의 시간을 갖고 가족과 얼굴 보며 찐~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이트들을 지나가며 슬쩍슬쩍 사람들을 살펴보니,
대 가족이 함께 오거나.. 단출하게 연인만 오거나.. 연세 지긋하신 노부부 등 다양했다.
모닥불을 피워두고 노부부가 캠핑의자에 나란히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마음 한 구석이 푸근하게 느껴졌다.
흥미로웠던 캐나다 사람들의 캠핑 풍경을 보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우리도 한 번 캠핑에 도전해 봐야겠다 다짐..^^
다음 날, 뜨거운 낮을 피해 저녁때 남편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캐나다 골프장에 방문했다.
숙소 근처 트레일이라는 도시에 있는 골프장.
제일 늦은 타임 5시에 예약을 하면 할인이 되어 카트 사용과 18홀 그린피가 45불(1인 기준)이란다.
나는 골프를 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엄청 저렴하다며 감격하는 남편 ㅎㅎㅎ
실컷 치세요...ㅎㅎㅎ
예약한 시간에 도착하니 카트를 받고 바로 시작.
한국에서는 보통 캐디가 함께 하고 카트도 운전해 준다는데 여기는 직접 운전하며 치고 1인 골프도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골프를 못 치니 남편은 1인 골프.
뒤에서 치고 있는 다른 아저씨도 혼자 와서 열심히 치고 있었다.
아들과 나는 그냥 따라가서 구경하기. 한국이었으면 골프도 안 치는 사람이 따라 들어가는 게 말도 안 되지만 여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아들은 카트도 공짜. 나는 어른이니 카트 탑승 비용 20불을 추가로 내고 함께 들어갔다.
드넓고 푸른 잔디를 보고 신난 남편.. ㅎㅎ
나와 아들은 경치 감상, 풀 냄새 실컷 느끼기..
한국에서는 골프장 예약도 어렵고 항상 풀로 돌아가다 보니 1홀씩 치고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해진 카트길로만 이동하며 부지런히 치고 이동한다는데.. 여기서는 공을 치고 잔디 위를 달려가며 공 찾으러 간다.
예쁜 잔디 위를 달리는 게 미안하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이었다.
입구에 또 곰 출몰 안내문이 붙어있어서 살짝 긴장.
골프장에서 곰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벌판인데.... 어떻게 조심해야 하지..?
들어서며 살짝 겁이 났는데 그래도 드문 드문 사람들도 있고.. 곰은 나타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녀온 골프장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