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휴, 강원도립화목원

by 원 시인

꽃이 먼저 마음을 피우는 곳, 강원도립화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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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늘 갑자기 온다.
어느 날 문득, 마음의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이 이미 연두색으로 바뀌어 있다.

강원도립화목원은
그 봄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조용히 키워두었다가 내어주는 곳 같다.

입구에서 만난 붉은 글씨.
“강원도립화목원”이라는 이름 아래,
오늘의 나는 조금 천천히 걷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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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들어서자
분홍 꽃이 먼저 시선을 붙잡는다.

나무는 아직 잎을 다 펼치지 않았는데
그 빈자리를 꽃이 다 채운다.
그래서 더 눈부시다.

꽃은 누구를 설득하지 않는다.
그냥 피어 있는 것만으로
“이제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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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원의 벚꽃길은
사진보다 걸음이 먼저다.

꽃잎이 머리 위에서 흩날리고
햇빛이 길 위에 얇게 눕는다.

유모차가 지나가고,
아이들이 손을 잡고 뛰고,
누군가는 벤치에 잠깐 앉아
아무 말 없이 봄을 본다.

이 길에서는
빨리 걷는 게 어색하다.

봄은 원래
천천히 도착하는 사람에게 더 길게 남는 계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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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는 봄의 한가운데서
여름을 먼저 꺼내 보여준다.

물줄기가 하늘로 솟고
바닥으로 내려앉는 동안
아이들은 물 사이를 뛰어다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진다.

물은 잡히지 않는데,
왜 마음은 이렇게 쉽게 씻길까.

어쩌면 봄은
‘새로 시작하라’고 재촉하는 계절이 아니라
조금 가볍게 살아도 된다고 허락해 주는 계절인지도.


20240413_145323.jpg

붉은 튤립과 노란 튤립이
정원 한쪽에 또렷하게 펼쳐져 있다.

색이 선명할수록
괜히 마음도 단단해진다.

어떤 날은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이 없을 때도 있지만,
튤립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괜찮아.
다시 피면 돼.

봄이란 결국
다시 피어나는 것들의 계절이니까.

20240413_143816.jpg

화목원의 진짜 매력은
예쁜 풍경만이 아니다.

풍경 옆에
앉을 벤치가 있고
걷다 쉬어갈 길이 있고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볼 여백이 있다.

이곳은
‘볼거리’를 주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주는 곳이다.

그래서 봄은 더 깊어진다.


강원도립화목원에서의 봄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조용히 살아있어서 아름답다.

꽃이 피는 걸 보면
내 마음도 따라 피어난다.


봄은 매년 오지만
올해의 봄은 한 번뿐이니까.

오늘은
이 봄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기로 한다.


강원도립화목원|꽃이 먼저 마음을 피우는 곳

20240408_125507.jpg

봄은 늘 갑자기 온다.

어느 날 문득, 마음의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이 이미 연두색으로 바뀌어 있다.

강원도립화목원은
그 봄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조용히 키워두었다가 내어주는 곳 같다.

입구에서 만난 붉은 글씨.
“강원도립화목원”이라는 이름 아래,
오늘의 나는 조금 천천히 걷기로 한다.


꽃이 먼저 말을 건네는 순간

20240413_145323.jpg

정원에 들어서자
분홍 꽃이 먼저 시선을 붙잡는다.

나무는 아직 잎을 다 펼치지 않았는데
그 빈자리를 꽃이 다 채운다.
그래서 더 눈부시다.

꽃은 누구를 설득하지 않는다.
그냥 피어 있는 것만으로
“이제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벚꽃길은 사진보다 걸음이 먼저다

20240408_130033.jpg

화목원의 벚꽃길은
사진보다 걸음이 먼저다.

꽃잎이 머리 위에서 흩날리고
햇빛이 길 위에 얇게 눕는다.

유모차가 지나가고,
아이들이 손을 잡고 뛰고,
누군가는 벤치에 잠깐 앉아
아무 말 없이 봄을 본다.

이 길에서는
빨리 걷는 게 어색하다.

봄은 원래
천천히 도착하는 사람에게
더 길게 남는 계절이니까.


물이 마음을 가볍게 하는 시간

20240413_155015.jpg

분수대는 봄의 한가운데서
여름을 먼저 꺼내 보여준다.

물줄기가 하늘로 솟고
바닥으로 내려앉는 동안
아이들은 물 사이를 뛰어다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진다.

물은 잡히지 않는데,
왜 마음은 이렇게 쉽게 씻길까.

어쩌면 봄은
‘새로 시작하라’고 재촉하는 계절이 아니라
조금 가볍게 살아도 된다고
허락해 주는 계절인지도.


다시 피면 돼,라고 말해주는 색

붉은 튤립과 노란 튤립이
정원 한쪽에 또렷하게 펼쳐져 있다.

색이 선명할수록
괜히 마음도 단단해진다.

어떤 날은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이 없을 때도 있지만,
튤립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괜찮아.
다시 피면 돼.

봄이란 결국
다시 피어나는 것들의 계절이니까.


예쁜 풍경보다 ‘머무는 시간’

화목원의 진짜 매력은
예쁜 풍경만이 아니다.

풍경 옆에
앉을 벤치가 있고
걷다 쉬어갈 길이 있고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볼 여백이 있다.


이곳은
‘볼거리’를 주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주는 곳이다.
그래서 봄은 더 깊어진다.

강원도립화목원에서의 봄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조용히 살아있어서 아름답다.


꽃이 피는 걸 보면
내 마음도 따라 피어난다.


봄은 매년 오지만
올해의 봄은 한 번뿐이니까.

오늘은
이 봄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기로 한다.


원 시인의 ‘휴 한 줄’

꽃이 피는 걸 보면
내 마음도 따라 피어나
봄이 더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