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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orge Chung Jan 31. 2021

6장. Acabado. 미지의 땅. 남미(이과수 폭포)

세상을 삼킬듯한 폭포. 이과수 폭포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 날인 만큼 시장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시장에서 풍겨오는 진한 커피 향이 향긋하다.

일행들이 식사를 위해 시장에 가는 동안 환전을 조금 하기로 한다. 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환전소가 있어 빨리 처리할 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버거이다. 꽤나 맛이 훌륭하다.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드디어 버스에 탔다. 타자마자 와이파이를 잡고 폰을 보다 보니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이제 장거리 버스도 익숙해져 가는 모양이다.

정신없이 자다 보면 승무원이 어깨를 두드린다. 기내식이 나올 시간이다. 중간중간 휴게소도 들르긴 하던데 계속 자느라 정신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니 드디어 푸에르토 이과수에 도착한다. 다음에 올 때는 비행기를 타고 말겠다고 다짐 또 다짐하며 약간의 스트레칭으로 장시간 굳은 몸을 풀어준다. 낮의 푸에르토 이과수는 상당히 덥다. 적도에 더 가까이 왔음이 실감이 간다. 터벅터벅 걸어서 숙소에 들어간다. 

푸에르토 이과수는 매우 작은 도시로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다. 도시의 기반은 버스정거장 주변으로 몰려있다. 그래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일행과 만나기 위해 다시 버스정거장으로 향한다. 버스정거장 바로 옆에 세탁소도 있어서 오랜만에 빨래도 맡긴다. 일행과 만나 식사를 한다.

점심시간이 많이 지난 애매한 시간이다. 영업을 하는 곳이 안 보인다. 터미널 근처 조그마한 버거집이 다행히 영업 중이다. 그곳으로 들어가 버거를 먹는다. 

밥을 먹었더니 힘이 난다.

우리 목적지는 Hito Tres Fronteras.

이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과수 폭포의 지리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과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로 유명하다. 그리고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국경이기도 하다. 지금 가는 Hito Tres Fronteras는 세 국경이 만나는 곳을 볼 수 있다. 세 줄기의 강이 만나는 광경이 장관이다.      

여기서 오른쪽이 브라질 왼쪽이 파라과이이다. 각각의 국경에도 전망대가 보인다. 강에는 유람선이 떠다닌다.

오늘은 가볍게 산책만 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조그마한 도마뱀 한 마리가 빠르게 지나간다.

이과수 폭포 관광의 시작은 버스정거장이다. 새벽안개가 가득한 공기는 상쾌함과 더불어 기대감을 북돋아준다. 버스정거장에서 폭포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선다. 벌써 줄이 길다. 다행히 이과수 폭포 매표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보트 투어를 예약한 뒤 본격적으로 폭포 구경을 한다. 보트 투어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것에 맞춰 매표소에서 설명해준 장소에 가기만 하면 된다.

입구를 지나 조금 걷다 보니 저 멀리로 엄청난 물안개가 올라온다!

와...

감탄만 나온다작년에 아프리카에서 빅토리아 폭포도 봤지만 이과수에 비하면 귀엽다.

코아티가 먹이를 노린다. 가방을 습격하기도 한다. 귀엽다고 다가가다가 날카로운 발톱에 상처 입기도 하니 주의하자.

사진보다 현장을 가져오고 싶다.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이곳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은 얼마나 놀랬을까 란 생각을 해본다. 이과수(원주민이던 과라니족 언어로 큰 물, 위대한 물이라는 뜻)의 이름답게 경이롭다는 말만 반복된다. 루스벨트 대통령 영부인이 "Poor Niagara"라 외친 한마디가 이해된다.

가볍게 어제 사둔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드디어 보트 투어를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배를 타고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간다. 그래서인지 블로그나 다른 여행사이트에서 수영복을 추천하더라. 우비는 의미가 없다. 꼭 해보는 걸 추천한다.  시원한 폭포수를 맞고 있으면 더위 따위 잊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폭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니 이보다 좋은 경험은 잘 없을 것이다.

젖은 옷은 생각보다 금방 마른다. 폭포를 보기 위해 걷다 보면 어느새 거의 다 말라있다. 햇볕이 워낙 강한 탓이다.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린다.

악마의 목구멍은 기차를 타고 가거나 걸어갈 수 있다. 걷는 건 꽤 걸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기다릴 필요가 없단 점이다. 기차는 탑승까지 2시간 정도 기다렸었다. 그것도 햇볕 아래서 1 시간 넘게 기다린다. 그러니 옷이 다 마르지.

드디어 도착한 악마의 목구멍.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엄청나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압도적인 풍경이다. 수많은 물이 현무암 절벽 아래로 떨어져 모인다. 물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낸 물방울들이 눈앞을 가린다. 바닥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과수 폭포는 그저 엄청났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두근두근하다.


다시 푸에르토 이과수로 돌아오니 해가 지고 있다. 바쁘게 브라질로 넘어갈 준비를 한다. 숙소에 맡겨두었던 짐들을 찾고 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을 한다. 버스는 국경에서 내려주고는 수속을 밟고 오란다. 그러고는 그냥 떠나버린다.

음...? 막찬데...? 우린 어떻게 가라고?!

어쨌든 수속은 밟아야 하니 입국심사를 하고 나오니 밤이다.

사람들은 지인들이 데리러 왔는지 차를 타고 간다. 우리도 급하게 우버를 부른다. 다행히 30분 만에 우버를 타고 숙소로 갈 수 있었다.

우리 숙소는 주변에 큰 마트도 있고 버스정거장도 가깝다. 일단 밤이 늦었으니 얼른 씻고 잠에 든다. 포스 두 이과수의 첫 만남은 당황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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