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같은 아오자이, 다른 결 : 북부와 남부의 시선

북부와 남부가 바라보는 ‘같은 옷, 다른 감정’

by 한정호

북부와 남부 시민들, 아오자이를 보는 눈은 같을까?

베트남은 하나의 국가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두 개의 리듬을 가진 나라다.

하노이와 호치민은 기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역사 경험이 다르고, 권력의 기억이 다르고, 경제 체감도 다르다. 그래서 묻고 싶어진다. 같은 아오자이를 보면서 북부와 남부는 같은 감정을 가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놀랍게도 그것도 다르다는 점이다.


하노이에서의 아오자이 : ‘문화의 품격’

하노이에서 아오자이는 ‘전통’이라는 말과 강하게 연결된다. 수도라는 위치, 왕조의 중심지였던 역사, 국가의 상징을 관리해 온 도시.

하노이에서 아오자이는 단순히 예쁜 옷이 아니다. ‘문화적 정통성’을 입는 행위에 가깝다. 특히 흰 아오자이를 입은 여학생, 공식 행사에서의 단정한 색감, 교사나 공무원이 입는 아오자이. 이 모습은 개인의 패션이 아니라, 질서와 품위를 보여주는 이미지다.

그래서 북부에서 아오자이는 감정적으로 조금은 ‘경건’하다. 옷이라기보다 유산에 가깝다.

pexels-h-ng-quang-official-647624701-33207263.jpg 군인과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 (하노이)

호치민에서의 아오자이 : ‘세련된 이미지’

반면 남부, 특히 호치민에서 아오자이는 훨씬 가볍고 자유롭다.

도시의 에너지가 다르다. 상업과 소비의 중심지, 개방 이후 가장 빠르게 변한 공간. 여기서 아오자이는 전통이라기보다 ‘스타일’에 가깝다. 색이 더 다양하고, 디자인이 더 실험적이고, 몸의 라인이 더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패션쇼, 웨딩촬영, 카페 화보, SNS 이미지 등.

남부에서 아오자이는 전통을 지키는 옷이라기보다 전통을 재해석하는 옷이다. 경건함보다는 세련됨에 가깝다.

pexels-nguy-n-ti-n-th-nh-2150376175-35746916.jpg 화려한 패션을 뽐내는 여성들(호치민)

이런 감정 차이는 어디서 올까?

북부는 왕조의 수도였고, 혁명의 중심이었고, 사회주의 국가 정체성의 출발점이었다. 전통은 ‘관리’의 대상이었다. 반면 남부는 상업 도시였고, 미군 주둔과 자본주의의 경험을 겪었고, 도이머이 이후 가장 빠르게 시장경제를 흡수했다. 그래서 남부에서 전통은 ‘활용’의 대상이었다.

같은 아오자이라도 북부에서는 ‘지켜야 할 것’에 가깝고, 남부에서는 ‘변주할 수 있는 것’에 가깝다.


체감 온도의 차이

하노이의 겨울은 생각보다 춥다. 색도 차분하다.

호치민은 덥고 습하고, 도시는 항상 움직인다.

기후는 감성에 영향을 준다. 북부의 아오자이는 흰색, 연한 색, 단정한 이미지가 강하고, 남부의 아오자이는

선명한 색, 실크, 화려한 패턴이 많다. 이건 단순 취향이 아니라 도시 리듬의 차이다.


그럼 감정은 완전히 다를까?

아니다. 공통점도 있다.

설(Tết), 졸업식, 결혼식, 국가 행사, 미스 베트남. 이런 순간들 만큼은 북부든 남부든, 아오자이는 ‘베트남’이라는 감정을 공유한다. 다만 평상시의 온도가 다를 뿐이다.


북부는 조용히 존중한다. 남부는 즐기며 소비한다.


한때 하나의 나라를 함께 입었던 이 옷은, 앞으로도 같은 기억으로 남게 될까? 아니면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조금씩 다른 결로 흘러가게 될까? 다음 편에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아오자이 이야기 전체 시리즈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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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앞.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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