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부의 계절풍과, 멈춘 도시 위에 드러난 낮과 밤
며칠전부터 밤에 바람이 강해졌다
창문을 흔들 만큼 거칠고 소리 또한 보스가 무서워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한편으론 공기의 밀도가 달라졌다는 것도 분명히 느껴졌다. 평소보다 건조했고, 밤공기는 가벼웠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먼저 드러났다.
별이었다. 이 도시에서 많은 별을 보는 일은 흔하지 않다. 분명히 늘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별은 의식의 대상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 그제 밤, 매장을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매장을 나서자 하늘에 수 많은 별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크고 작은 또렷한 점들이 하늘 위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사진을 찍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기억으로 남기고 다른 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진 속 별들은 내가 본 것보다 흐릿했다. 숫자도 적었고, 빛도 약했다. 잠시 의아했지만, 곧 깨달았다. 카메라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내 눈이 충분히 정확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기록된 것만이 실제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날 밤은 달랐다. 사진보다 내 눈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있었다.
어제 점심, 나는 하늘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색이 달랐다. 평소의 하늘보다 더 깊은 파란색이었다. 구름은 얇았고, 경계는 선명했다. 멀리 있는 사물의 윤곽까지 또렷하게 드러났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 공기의 성질이 바뀌었다는 신호였다.
[Hello Vietnam]#베트남#베트남여행#베트남일상#vietnam#PhongCanh#CuocSong#VietnamLife#Vietnamese#xin chao#hello
지금 베트남 남부에는 북동 계절풍이 내려오고 있다. 건조한 대륙의 공기가 바다 위를 지나 도시로 들어오면서, 공기 중에 머물던 수증기와 미세 입자들을 밀어낸다. 습도가 낮아지고, 시야가 길어진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드러난다.
Tet 기간이라는 점도 이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곳 Phú Mỹ는 항만과 공장이 밀집된 산업 지역이다. 평소에는 밤에도 생산이 멈추지 않는다. 굴뚝은 연기를 내뿜고, 트럭은 움직이고, 공기는 끊임없이 교체된다. 하지만 Tet 기간에는 많은 공장들이 잠시 가동을 멈춘다. 새로운 배출이 줄어든다. 공기를 흐리게 만들던 요소들이 줄어든 상태에서, 계절풍이 공기를 밀어낸다. 그 결과, 원래 그 자리에 있던 하늘이 다시 드러난다.
하늘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가려져 있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낮의 하늘과 밤의 별은 같은 현상의 다른 모습이었다. 낮에는 멀리까지 보이는 파란색으로, 밤에는 수많은 별들이 또렷한 별빛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두 장면 사이에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자연은 변하지 않았고, 변한 것은 조건이었다
공기가 조금 더 건조해지고, 배출이 잠시 줄어들고, 바람이 방향을 바꾸었을 뿐이다. 그 작은 변화가,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의 깊이를 바꿔 놓았다. 며칠이 지나면, 공장들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컨테이너 트럭들은 다시 움직이고, 공기는 다시 익숙한 밀도로 채워질 것이다. 그러면 별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 밤 사진을 다시 보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보았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별들은 그날 특별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내가 그것을 볼 수 있는 조건이 잠시 돌아왔을 뿐이다. 이곳에서의 밤은, 하늘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