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력 문제

구멍가게 아이스크림 먹지 마세요

  베트남의 전기 공급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관계로 아이스크림을 공급한 매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후배로부터 바리아 붕따우 省지역에 대한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공급 독점권을 받아 조그마한 가게나 식당 등에 쇼케이스를 제공하고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판매를 진행하였다.

베트남 현지 식당

현지 식당에 입점한 롯데 아이스크림 쇼케이스

 첫 해 6개 매장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면서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매출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스크림을 공급한 레스토랑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가끔 아이스크림을 공급한 매장에 들러 전시된 상황이나 재고상황 등을 보고 오곤 했는데 어느 날, 한 매장에 들렀다가 아이스크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스크림이 모두 찌그러져 있던 것이었다. 주인에게 원인을 물어보니, 지역에 전기공급이 몇 시간 중단되면서 쇼케이스 안에 들어 있던 아이스크림이 모두 녹아 버렸다는 것이었다. 매장에서는 공급업체인 우리의 잘못도 아니니 보상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니 다시 얼려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 베트남의 전기 상황을 알고 있었으면서 이런 곳에 공급을 하다니!’ 주인에게 우리 측에서 50%를 보상해 주고 새로 아이스크림을 입고해 전시 판매하자고 협의하고 마무리를 하였지만, 이런 일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매장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자가 발전기가 있거나 아니면 대형 건물 내에 입점하여 임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곳 만으로 한정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공급을 하는 매장의 수는 정체되어 버렸다. 그래도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매장은 돈치킨 매장이며, 베트남 돈치킨 본사의 사장과 협의하여 돈치킨 매장에도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20년전 호찌민 시내에 롯데리아 매장을 열려면 매장마다 자가발전기를 설치해야만 했다. 수시로 몇 시간씩 전력이 나가 자가발전기로 전력 공급을 해야만 고객에 상품 공급 및 냉동품의 부패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20년이 지난 Phu My지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돈치킨 떤탄매장에 설치된 롯데 아이스크림 쇼케이스

 아이디어와 지식만으로만 이겨낼 수 없는 현실이 있음을 또 한 번 깨달은 사건이었다. 이후 소형 매장에 아이스크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철회하였고, 구매한 아이스크림 쇼케이스는 악성재고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