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라고 들어보셨나요? 길거리의 탑차에서 많이 보았을 것 같은데요. 많은 분들에게는 파리바게트가 속해 있는 그룹인 “SPC그룹”이 떠오르시겠지만, 오늘 이야기하려는 SPC는 ‘빠바’의 SPC가 아니라 “특수목적법인”인 “Special Purpose Company”입니다.
1. 특수목적법인은 무엇일까요?
“특수+목적+법인”, 말이 어렵습니다만, 별것 없습니다. 그냥 주식회사, 유한회사입니다. 사람은 특별한 목적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지만, 법인은 보통 존재 목적이 있습니다. 정관과 등기부상 “사업목적”을 반드시 정해야 하죠.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근로관계, 차입, 투자 등 여러 가지 법률관계가 얽히고 설키게 되죠.
특수목적법인은 분명하고 명확한 업무만 처리하기 위해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선박이나 부동산만 구입하기 위한 법인을 만들거나 영화만 제작하기 위한 법인을 만듭니다. 오로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법인이라는 형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2. 왜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까?
법인이라는 것은 “그릇”과 같습니다. 특수목적법인(SPC)는 “일회용 그릇”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쉽고 싸게 사서 한두 번 쓰고 버리는 것이죠. 표현이 좀 과격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SPC는 용도를 다하면 대체로 바로 해산하게 됩니다.
그럼 왜 굳이 SPC를 만들까요? SPC는 대부분 모회사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 또는 집단들이 자기의 재무 상태나 법률관계 등과 독립하여 가벼운 몸놀림으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서 이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기업이 이미 회사의 부채도 많고 근로관계도 복잡하며, 고정비용도 많이 발생하는 구조에서는 특정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유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모회사에 돈을 넣었다가 피라냐에게 뜯기는 것처럼 이곳저곳으로부터 투자금이 다 빠져나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SPC를 설립하여 투자하면 별다른 근로관계도 없고 특정 목적과 무관한 설비도 없으므로 고정비도 나갈 것도 없습니다. 오로지 화력을 특정 사업(목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죠.
3. 특수목적법인을 만드는 방법은?
특수목적법인(SPC)는 말만 거창하고 복잡하지 실제로는 그냥 일반 법인입니다.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의 형태로 설립하고, 대체로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유한회사로 많이 설립합니다.
일반 법인과 다른 점은 주주가 대체로 모회사로 되어 있다는 점이죠. 정관과 등기부상 사업목적도 다양하지 않고 단순하고 뚜렷합니다. 주주(주식회사)나 사원(유한회사) 구성이 단순하면 언제든지 간결하게 주주총회, 사원총회를 통해 의사결정 할 수 있고, 목적을 달성하면 손쉽게 해산하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실제 사례에서는 많은 경우 페이퍼컴퍼니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듭니다. 불법인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별것이 아닙니다. 임직원들과 그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형태입니다. 극도의 법률적, 재정적 효율화를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은 실체 불분명하여 사업자등록 시 세무서가 반려할 가능성도 높으니 설립 때부터 이와 같은 리스크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