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꽃이 터지면 봄이 무르익고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가 진해지면서
봄의 흰 꽃 잔치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붉은 장미의 계절이 열린다.
이 쯤에서..
사월 한가운데 만개했던 조팝을 되새겨 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단연 조팝나무 꽃이다.
요즘에야 도시 한가운데서라도 웬만한 도로변의
꽃나무로 식재되어 굳이 시골길이나 야산을
찾지않아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시골아이였던 어릴적
조팝이 터지듯이 피어 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한 웅큼 조팝꽃가지를 꺾어 들고 있던 기억이 난다.
무수한 꽃송이와 더 무수한 꽃잎을 바라보는 것은
아련한 꿈속으로의 여행이었다.
그 추억이 남아 지금도 조팝꽃을 볼 때면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릴 정도로
이 하얀 꽃잎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버리게 된다.
김영랑 시인에게는 정말로 무례한 일이지만
나는 차라리 이렇게 읊조리고도 싶다.
"조팝이 소복이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라고..
"조팝나무"
백설 뽀얗게 덮어쓴 듯
화려한 콧대를 높이 세우던
봄날도 있었다,
청춘이었다.
눈물나게 떨구었다.
욕심도 미련도
가졌던 만큼
다 뿌려버렸다. (중략)
-이건 어느 무명시인의 작품이다-
작가 이외수도 '장외인간'에서
길섶에 조팝나무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었다.
어찌나 희고 눈부신지 잠깐만 바라보고 있어도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허공 어디선가 꿀벌들이 닝닝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라고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