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색] 2018.12.10 아버지-청풍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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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색] 2018.12.10 아버지-청풍쌤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명상을 다시 시작하고 나서 결과인 것 같다. 오랜만에 꾸는 꿈이기도 했지만 초저녁 이른 잠을 자는 중에 꾸었던 꿈이었다. 2014년 이후 한번도 뵌 적이 없는 아버지셨다. 오랜만에 아버지를 뵈었다. 나의 스무살 시절 정도였나보다. 아버진 꽤 젊으셨다. 그렇게 아버지를 만나고는 잠이 깨었다. 아기의 울음소리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남겨진 할 일들을 또 해내기 위해서였다. 낮시간과 자는 동안 고생했을 아내를 위해 아이를 봤다. 가볍게 놀아도 주고 젖병도 물렸다.
에전 같았으면 젖병을 물리곤 할일을 하러 갔을텐데 젖병을 물려놓고 그 옆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잠시 앉았다 거실에 책을 가지러 갔다. 아기를 보려면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중에 짬을 내서 독서를 하기 위해서였다. 책도 보고 아기도 보고. 잘 먹던 젖병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물려주면 뱉어내고 물려주면 뱉어내고. 입에서 멀리 가져가면 울었다. 몇 차례 하다가 다시 물고 쪽쪽 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밀어낼 땐 미워보이더니 다시 잘 먹으니 또 그렇게 이뻐보일 수가 없다. 간사한 나의 모습을 만났다.
배가 조금 찼는지 제법 여유로워졌다. 한참을 보며 서로 웃으며 놀았다. 생글생글, 히히하하. 옆에 자고 있는 엄마는 신경쓰지 않고 크게 웃었다. 웃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아까 꿈에서 만났던 아버지 생각이 났다. 마침 읽고 있던 책에서도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여행이며 산행, 동네 구경 등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3가지가 하나를 향하고 있었다. 나의 아버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많이 따랐다. 2~3살쯤이었던가 골목길에서 택시기사를 보고 아버지인줄 알고 달렸는데 다른 사람인 적도 있을 정도다. 아버진 유난히 손재주가 좋았다. 장기, 바둑판을 뚝딱 만드셨다. 산을 좋아하셔서 쉬는 날이면 네 가족이 산을 다녔다. 아버지와 산도 다니고 바다도 다니고 연도 날렸다. 아버지께 뭘 배우진 않았지만 함께 하는 것만으로 많은 걸 배웠나보다. 지금도 연 날리는 걸 좋아하는 건 어쩌면 연을 날리면서 보고 싶은 아버지를 떠올리나 보다.
아이의 웃음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나의 아버지도 나를 보며 이렇게 웃었을까? 이렇게 작은 아이가 커서 제멋대로면 어떤 생각이 들까? 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에 후회가 더욱 커진다. 그렇게 내 가슴 속에 계신 아버지 생각은 이제 아이를 볼 때마다 나와 마주한다. 그래서 기쁘고 그래서 슬프다.
내리사랑이란 말을 쓴다. 아버지께 받았을 무한한 사랑을 되돌려 드릴 수 없으니, 이젠 내 아이를 사랑해주는 것으로 그 보답을 할 수 밖에 없다.
아이가 곤히 잠든 시각, 아내도 옆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홀로 어둔 밤 거리를 보며 아버지를 조용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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