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색] 2018.12.16 일요일-청풍쌤
일요일엔 뭐하시나요?
간밤에 작업을 하느라 이른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 새벽 4시. 깊이 잠들기 위해 알람까지 끄고 들어갔다. 보통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잘 잤다. 이번엔 울음소리와 함께 잠이 깼다. 다시 자려고 베개 사이로 머리를 넣어보지만 저만치 달아난 잠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아이를 조금 달래곤 거실로 나왔다. 시계가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덕분에 아침 해뜨는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아침에는?
아내가 한참 어묵탕을 준비중이었다. 두 공기 정도의 밥을 준비하고 고추장아찌를 꺼내 식탁에 놓았다. 밥을 퍼놓은 그릇에 어묵탕을 붇고 숫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편이다. 반찬을 향해 젓가락질을 하는 게 불편하다. 아내는 밥 먹는 나를 앞에서 지켜봤다.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 따뜻한 어묵탕에 밥을 먹었더니 배가 불렀고 나른해졌다. 갑자기 잠이 쏟아졌다. 잠에서 깬지 한 시간 정도 지났는데 잠이 왔다. 마침 아이가 울었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침대에 앉았다. 아이를 안고 등을 토닥였다. 금새 울음을 그치고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옆으로 살짝 내려놓고 나도 잠에 빠져들었다.
또 잤다.
2시간 정도 흘렀을까? 잠에서 깼다. 옆에서 자고 있던 아이를 피해 살며시 이불을 들춰내고 안방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아이는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다. 거실로 나와 잠을 자느라 미처 못한 것들을 또 마저 계속했다. 잠시 뭔가를 했더니 어느새 낮 1시였다. 배가 고프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밥을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곧장 부엌으로 가서 아까 먹었던 어묵탕 냄비에 손을 대봤다. 잔열이 없다. 가스불을 열었고 스위치에 손을 얹었다 땠다.
'아냐, 이번엔 따뜻한 밥에 식은 국물을 말아 먹어야겠다.'
밥솥에서 찬 밥을 덜어내 그릇에 담았다. 한번, 두번. 어중간하게 남은 밥을 아쉬운 듯 뒤로 하고 밥솥 뚜껑을 덮었다. 밥을 담은 그릇을 전자렌지에 넣었다.
"띠, 띠, 띠, 띠, 띠"
식은 밥을 데우기 위해 전자렌지를 2분 돌렸다. 어묵탕을 데우기 위해서 가스불을 켰다면 10분은 넘게 기다려야 했으니 탁월한 선택이었다. 전자렌지를 돌려놓고 냉장고 문을 열어 반찬을 꺼냈다. 오전에 먹었던 고추장아찌였다. 갓 담은 거라 많이 맵진 않았다. 아니 매운 걸 잘 먹기 때문에 매운 정도는 가늠하기 힘들었다. 많이 짰다. 밥 반찬으로 먹는 것이다보니 짤 수 밖에 없다.
"삐! 삐! 삐!"
"밥 다 데워졌어요"
전자렌지가 날 부른 듯 했다. 덮개를 열고 밥그릇을 꺼냈다. 밥알 몇 알을 입안에 넣어보곤 따뜻함에 흡족해했다. 식은 국물을 붓기에 적당한 온도였다. 개인적으로 국밥을 즐긴다. 숟가락 하나로 밥과 반찬 그리고 국물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국밥식으로 큰 그릇에 밥과 국물을 담아 한번에 해결한다. 설거지 거리를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간편하게 먹어서 좋다.
왜 간편한 식사를 즐기는가?
프로그램 개발이 전직이고 현재는 코딩교육을 위주로 두뇌를 많이 사용하다보니 다른 요소에서 소모하는 에너지는 줄이는 편이다. 식사를 하는 경우처럼. 밥 한 술을 떠먹고 어묵과 국물을 떠서 입에 넣었다. 숟가락은 밥그릇에 꽂아둔 채 옆에 놓아져 있던 젓가락을 들어 고추장아찌를 집었다. 손가락 하나 정도로 길기 때문에 한입에 들어가지 않았다. 반을 베어 물었다. 삭은 고추의 시큼함, 간장의 짠맛, 고춧가루의 매운 맛 그리고 살짝 달짝지근한 맛까지 장아찌 하나로 이토록 많은 맛을 내는 것도 놀라웠다. 참기름의 고소함도 한껏 느껴졌다. 장모가 장아찌를 담그는 중에 손이 미끌려 참기름을 쏟았다고 앞에서 날 보고 있던 아내가 말했다.
설거지는?
밥을 다 먹고 밥그릇과 반찬을 담아두었던 그릇을 싱크대에 놓았다. 물을 틀었다. 거센 물줄기에 반찬그릇을 이리저리 대었다. 어제 담은 거라 조금 묻은 양념들이 깨끗이 씻겨나갔다. 양념들을 헹궈내고 수세미를 들어 가볍게 훔쳐내고는 다시 헹궜다. 국을 부어먹은 밥그릇은 물에 가볍게 헹구고 수세미질을 한번 하고 다시 헹궈 엎어 놓았다. 숟가락과 젓가락도 물에 수세미질을 하며 헹궜다. 설거지가 끝났다. 보통 식사 후 설거지 방법이다. 세제를 사용해서 깨끗하게 보이는 효과보다 물로 헹궈내 적당한 청결을 유지하는 게 좋다. 몸 안으로 들어가는 독한 세제보다 남은 고춧가루나 밥알을 선택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운다!
설거지를 끝내고 잠시 쉬고 있으니 안방에서 아이가 또 운다. 쉬는 김에 아이를 보러 들어갔다. 우는 아이를 다리사이에 끼고 토닥였다. 한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토닥였다. 10분정도 토닥였을까? 잠이 쏟아졌다.
"아빤 잠이 온다."
"나머진 엄마랑 놀아야겠다."
아이가 앉을 수 있게 이불을 이리저리 뭉쳐서 앉히고는 내 머리는 베개를 베곤 바닥에 있던 이불을 끌어올렸다.
"엄마!"
요즘 아내를 부르는 호칭이다.
"엄마! 아빠 잔대요. 시후랑 놀아줘요."
"네."
졸려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할 거 같은데 다행히 아내가 허락했다. 혼자 싱글벙글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며 또 잠에 빠져들었다.
오늘은 날씨까지 흐려서 더욱 잠이 많은가보다.
가끔은 오늘처럼 하루종일 잘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
일요일엔 내가 잠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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