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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101, 잘 살아남고 있는 건가?

기억 속에 점점 잊혀 가는 클원.

by 바람이머문자리

2021년 와디즈를 떠날 때, 와디즈에서 몇몇 분들이 클래스101으로 이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조금 관심을 갖고 봤었는데, 계속 들리던 말은 '회사가 어렵다'였다. 그래서 작년에 회사를 한 번 리뷰하고 싶었는데, 2023년 사업보고서 공시가 되지 않아서 더 들여다보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2025년 공시 시즌이 돼서 다시 한번 검색해 보니, 2024년 11월에 2023년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한 번 들여다보자 싶어서 2020년부터의 사업보고서를 훑어봤다.

놀랍게도 2024년에 당기순이익이 흑자가 나 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해졌다.

2022년 8~9월을 기점으로 구독형 모델로 Pivoting을 하면서 2023년부터 매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256억 적자에서 2024년 18억 흑자로 무려 274억 원의 이익 증대가 되었다는 것인데, 매출이 310억 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1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ㅁ 영업 비용

매출이 늘지 않았는데,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비용을 줄였다는 것! 영업 비용을 들여다봤다. 23, 24년 모두 22년 대비 많은 비용들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인건비(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합)는 폭발적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구조조정이 단행된 것 같았다. 그래서 또 혁신의숲(https://www.innoforest.co.kr/)으로 달려가서 클래스101의 고용현황을 열어봤다.


아래 표에서 회색 막대그래프가 퇴직자 수인데, 2~3번의 큰 인력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3년 5월 60명, 23년 7월 98명, 24년 3월 56명의 퇴사자가 기록되어 있다.

보라색 선이 직원 수인데, 계단식으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인건비 항목의 감소액이 128억 원이다. 인력이 줄어든 만큼, 사무실 임차료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임차료 감소도 35억 원 정도 있다.

영업비용 전체로 2023년 대비 2024년이 286억 원이 줄었는데, 인력 관련 고정비(인건비, 임차료)가 163억 원으로 57%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급수수료, 외주용역비, 광고선전비 등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들도 전체적으로 줄었다. 다만 매출은 유지가 되었는데, 2024년 이전에는 비용이 덜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을 것 같다.



ㅁ 매출

클래스101의 공시된 사업보고서 상에 매출을 세분화해서 보여주지 않고, 영업수익으로만 합쳐서 보여준다. 연간 구독 상품이 있고, 개별 클래스 판매가 있는데, 연간 구독 상품을 보면, 다양한 클래스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이 연간 구독 상품을 결제한다고 가정해 봤다.

나도 오랜만에 클래스101에 들어가니, 연간 구독상품을 싸게 결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

연초에도 이런 호객 문자가 많이 왔었는데, 그 당시에는 179천 원이었는데, 더 저렴하게 구독할 수 있게 제안을 해주었다. 아래는 2025년 1월에 받았던 내용이다.

2024년 초에도 이런 문자를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클래스101은 몇 명의 연간 구독자를 모아야 흑자가 될까?'


그래서 2024년 매출 309.7억이 모두 179천 원에 결제한 고객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부가세를 제외하고 봐야 하니 309.7억 원을 162,727원으로 나누어 보면, 19만 명 정도 된다. 지금의 영업비용 구조에서 흑자를 유지하려면, 연간 구독자 19만 명을 확보하고 시작하면 되겠구나 싶다.


ㅁ 선수수익

이렇게 연간 구독자의 결제를 받으면, 우선 선수수익으로 인식하고 매월 1개월치(12분의 1)만큼씩 매출로 인식한다. 그래서 재무상태표를 보면 부채 란에 선수수익이 있다. 2024년에 121.9억 원, 2023년에 132억 원이 선수수익으로 잡혀있다. 사실 선수수익은 미래의 매출이 되는 금액이기 때문에 2023년보다 2024년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연말에 앞으로 매출로 인식될 것을 돈부터 먼저 받아둔 것이라고 보면, 연말 기준의 선수수익이 클수록 다음 해의 영업이 좀 더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수익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부채 사이드에 기록된다.


ㅁ 매출채권, 미수금

재무상태표의 자산 사이드에서 특이한 것이 있나 보았는데, 대부분 유동자산이어서 크게 들여다볼 것이 없었다. 다만 눈에 띄는 두 계정이 있었다. 매출채권과 미수금이다. 그냥 보면 비중이 그렇게 크거나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해당 계정의 대손 충당금을 함께 보면 약간 궁금해진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지. 다만 사업보고서 상에서는 상세히 기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세부사항은 알 수 없었다.

2023년에 미수금이 100억 이상 늘어나는데, 대손충당금도 취득가액의 70% 이상 설정되어 있어서 특이한 지점이었다. 상당 금액을 받기 어렵다고 본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서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도 취득가액의 2023년 30%, 2024년 26.7%가량 설정되어 있다. 개인 고객들에게 클래스를 판매하는데, 매출채권 회수가 안 되는 것이 이렇게 많은가 싶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지는 않았다. 대손충당금의 경우 2021년 말까지는 전혀 설정되지 않다가, 2022년부터 설정되기 시작했다.

다시 영업비용으로 돌아가서 보면 하단에 대손상각비 항목에 2022년에 149억, 2023년에 163억 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4년에는 환입이 3억 가량 있는데, 대손충당금 설정한 매출채권이나 미수금 중에 회수한 것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2024년 부터는 외상매출을 많이 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일반 개인이 전자공시시스템(https://dart.fss.or.kr/)에 공시된 자료로 분석할 수 있는 만큼만 들여다보고 있다. 추가적으로 마구 조사해보거나 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흑자전환 기사와 더불어 올해 2월 투자유치 기사가 있었다.


그동안 어려운 줄로만 알았는데(물론 2023, 2024년은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도 회생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인 듯하다. 현재의 비용 구조에 구독자 수를 조금만 늘릴 수 있고, 새로운 사업모델 하나 정도를 더 할 수 있다면 흑자 폭을 더 늘릴 수 있지 않을까?


2025년이 조금은 기대가 되는 스타트업이었다.


* 헤더 이미지 출처 : 클래스101 채용페이지 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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